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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요즘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숙명처럼 내뱉는 말들이 있다.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 “본사와 가맹점간 상생의 원칙을 지키겠습니다”와 같은 말들이다. 이들은 각종 홍보매체를 이용해 다양한 상생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하고 선포하기도 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자신이 뱉은 말의 방향과 실천하는 방향이 다른 프랜차이즈가 점점 눈에 띄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상생이 본격적인 화두가 된 것은 작년부터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이 대대적으로 보도가 된 후부터 프랜차이즈 본사를 향한 소비자들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특히 대형프랜차이즈 오너들의 잦은 구설수와 그간의 고압적 행태가 여과 없이 전해지자 소비자들은 분노했고, 급기야 소비자들의 분노는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전체를 향해 분출됐다.  

 

이런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리액션은 ‘상생’을 외치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생이라는 것이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나아가는 것 일진데, 이 상황만 모면하고 보자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더러 존재한다. 가맹점주들이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든 것인지 잘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고 자신들의 머리 속에서 나온 상생 아이디어를 가맹점주에게 일방통행 식으로 통보 하는 경우가 잦은 것이다. 이럴 경우 어떤 문제점들이 발생하냐 하면, 프랜차이즈 본부가 상생을 위해 고심을 해서 방안을 내놨으나 가맹점주들이 욕심을 부리며 상생방안을 받지 않는다며 ‘적반하장’으로 큰 소리치는 경우가 생긴다. 가맹점주들은 원치도 않는 상생방안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욕심쟁이, 떼쟁이’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현재 가맹점주들은 다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임대료 상승, 최저임금 상승, 카드 수수료 문제 등.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무신경함도 가맹점주를 고뇌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다. 윤인철 교수가 쓴 연구 논문인 “외식프랜차이즈 본부의 지원서비스가 가맹점 경영성과 및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 프랜차이즈의 성공요소 3가지를 상표인지도와 효율적인 운영시스템, 지속적인 지원서비스임을 이야기한 바 있다. 그 중에서도 지원서비스인 수퍼바이징과 마케팅 지원, 메뉴개발지원이 가맹점의 경영성과와 만족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프랜차이즈마다 특성이 달라 모든 프랜차이즈에게 일괄적용 할 상생 방안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 하다. 말인즉슨 프랜차이즈별로 가맹사업본부가 실천적인 상생 방안을 수립해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안착 시키고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상생 문화를 전파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다행스럽게도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 중 상생 시스템이 잘 갖추어 져 본보기 갈 될 만한 곳이 몇 군데 존재한다. 피자마루의 경우 점주협의회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브랜드의 홍보 방향과 마케팅 방향을 함께 결정한다. 피자마루가 특히 사회공헌을 많이 하는데 에는 점주협의회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거제도 불경기 때, 피자트럭을 보내 가맹점들의 힘을 돋운 것은 유명한 일화다. 

 

청년다방 역시 상생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프랜차이즈다. 지금은 없어지는 추세인 종이 사보를 만들어 점주들에게 다양한 브랜드 소식을 전해주기도 하며 각종 시상식을 통해 가맹점주들의 사기를 북돋는다. 직원인 동시에 점주를 병행하는 이도 있어 가맹점주들의 마음을 더욱 잘 헤아릴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이자카야 청담이상은 이자카야 특성상 일식 요리사 구인이 어렵다는 것에 착안 해 가맹점의 일식 요리사 구인을 도와주고 있다. 산학협력을 통해 젷를 맺은 학교와 학원의 인재들을 청담이상 가맹점과 매칭 시켜주는 것이다. 또한 우수 가맹점을 뽑아 일본으로 현지 견학을 보내주는 것 역시 청담이상이 오랫동안 해 온 상생 시스템이다. 

  
필자가 앞서 언급한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작년 ‘상생’이 급 화두가 되기 전부터 오랜 시간 가맹점과의 상생을 중요시 해 온 기업들이다. 이야기인즉슨 상생이란 하루아침에 말을 내뱉고 그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심과 정성을 다해 상대를 대할 때야 비로소 ‘함께 산다’라는 표현을 쓸 수 있지 않을까. <글 : 권순만 한국창업능률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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