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의 힘으로 인간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서울와이어 정진욱 기자] 민음사 출판그룹 사이언스북스에서 세계적인 진화 생물학자이자 인류학자이며 ‘선택의 단위 논쟁’이라는 진화 과학 최대 논쟁의 주도자 중 한 사람인 데이비드 슬론 윌슨(David Sloan Wilson)의 신작 '네이버후드 프로젝트'를 출간했다.


윌슨은 진화 과학이 교육, 도시, 경제, 인종 및 성 차별 등 사회적 문제들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가 되어 줄 것이라고 전망하며 5년간에 걸친 친사회성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미국 뉴욕 주 빙엄턴 시의 친 사회성 GIS 지도를 만들어 낸 ‘빙엄턴 네이버후드 프로젝트’ 등 수많은 사회 실험 사례들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뉴욕 주 북부에 자리한 인구 5만 명의 작은 도시 빙엄턴에서 이웃 간의 협력을 증진하고 나아가 시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자 시작된 세계 최초의 진화론 실험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실험이 전 세계로 어떻게 확산되어 나가는지 생생하게 확인해 볼 수가 있다.


윌슨의 비전은 거대하다. 사회 개선 프로젝트인 빙엄턴 네이버후드 프로젝트나 연구 프로그램 에보스 역시 미완성 단계이고, 많은 과제를 남겨 놓고 있다. 그러나 동물 플랑크톤 같은 미생물이나 두꺼비나 소금쟁이 같은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던 진화 생물학자를 인간 조건과 그 개선 방법에 대한 연구로 돌려세운 열정은 지금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인간의 문화적 다양성은 근본적으로 생물학적 다양성과 같다.”라고 생각하며 인간 사회와 문화의 진화가 생물 진화의 연장선 위에 있다고 파악하고 종교에서 과학 쪽으로 탐구의 영역을 넓혀 온 신학자 테야르 드 샤르댕처럼 윌슨은 과학에서 인문학으로, 사회학으로, 종교로 탐구의 영역을 넓혀 간다.


한 진화 과학자의 기묘한 모험담이라고 할 이 책은 통섭과 융합의 길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에게 일독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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