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은 공화당, 하원 민주당 승리 확실시
트럼프 공화당 하원 패배에 위험자산→안전자산 선호 변동 가능성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탈환에 성공하면서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권 운영에 차질이 발생해 엔고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 의회 중간선거 개표 결과 민주당이 하원에서 과반의석을 획득하는 것이 확실해져 다수당 탈환에 성공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크게 요동친 금융시장에서는 예상했던 결과에 일단 안심하는 모습이지만 환율 변동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안전자산보다 위험자산 선호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이어지며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약세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6일(현지시간) ABC방송 등 미국 언론은 속속 발표되는 중간선거 결과를 전하며 상원은 집권당인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하겠지만 하원 다수당을 빼앗겨 향후 2년간 트럼프 행정부의 정권 운영에 차질을 빚겠다고 보도했다.

 

하원은 과반 찬성으로 대통령 탄핵절차를 시작할 권한을 갖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이날 오전까지 공화당 투표를 독려하며 전력을 기울여 왔다.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실제로 탄핵 시나리오를 전망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각종 감세 계획과 규제완화 등 정책 추진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간선거가 예상대로 마무리돼 향후 엔화환율이 오르며 엔화 약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하원 다수당을 민주당에 내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은 “최대의 정치 이벤트가 끝나면서 초반에는 완만한 엔저 현상과 함께 증시도 상승할 것”이라며 엔화환율이 지난달 4일 기록한 달러당 114.55엔에서 115엔대를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말에는 달러당 118엔대의 엔저 기조가 확립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무역전쟁을 종식시킬 수도 있다”면서 리스크 회피를 위한 엔화 매수·달러 매도 현상이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엔화환율에 큰 변동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엔화가치가 소폭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통화가치와 환율은 반대로 엔화환율이 상승한 것은 통화 약세를 뜻한다.

 

노무라증권은 “투·개표 전부터 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 승리가 점쳐졌다”며 “하원에서 공화당이 의석을 줄이면서 약간의 달러 매도·엔화 매수가 나타나 현재 대비 1엔 정도 하락한 달러당 112엔대의 엔고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오전 민주당이 우세했던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엔화환율이 급락했지만 이후 ‘민주당의 하원 다수당 탈환’ 보도에도 급격히 오르지 않았다며 잠재적 엔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13.43엔에 거래를 시작한 엔화환율은 오전 9시 40분께 103.02엔까지 떨어진 후 정오 무렵 113.78엔까지 올랐지만 오후 1시 5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24엔(0.21%) 하락한 113.19엔에 거래 중이다.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은 선거 결과가 발표된 후에는 엔화가 큰 반응을 보이지 않겠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진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안전자산인 엔화 매수 움직임이 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결과 향후 6개월 간 엔화환율은 달러당 108엔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4월 이후 최대의 엔고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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