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투자자금 몰려… 1985년 이래 최대 상황
미 연준 12월 추가 금리인상 예고
신흥국 인플레 상승 우려 확대
강달러로 수출 경쟁력 떨어진 미국 기업 실적 악화 가능성도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달러의 명목실효환율이 3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강달러 현상이 지속돼 신흥국 불안을 부추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달러 강세가 미국의 경기 호조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조사 대상국 61개국의 교역비중을 감안해 산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달러지수는 128.51로 2002년 기록한 128.12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 중간선거 후 강달러 구도가 변하지 않았다”며 “달러지수가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가장 높고 물가변동을 더한 실질실효환율 역시 2002년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질실효환율이 100보다 높다는 것은 기준 연도 대비 통화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달러 상승의 원인으로는 미국 경제의 호조를 들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의 실질성장률이 2.9%를 찍으며 2005년 이래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즈호종합연구소는 “최근 30년간 이렇게 ‘미 1강’이 부각된 적은 없었다”면서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몰리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렇게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신흥국은 채무 부담이 높아진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행보로 전환하면서 신흥국 부채가 불어난 상황에서 달러가치가 높아지면 변제해야 할 금액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특히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끌어올리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신흥국 부채가 경제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세계은행은 올해 27개 신흥국의 물가상승률이 4.2%로 연초 대비 0.6%포인트 올랐다며 “인플레 가속은 신흥국·개발도상국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고 진단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달러 강세는 미국 기업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미국 기업의 실적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신흥국뿐만 아니라 호황을 맞은 미국 경제에도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