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시나리오 작가들의 경전


[서울와이어 정진욱 기자] '시나리오란 무엇인가'는 시나리오계의 거장 시드 필드가 영화 제작 전반을 경험하며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콘셉트에서 인물에 이르기까지, 오프닝 신을 쓰는 법에서 마지막 신을 마무리하는 법까지, 기본 집필 작업에서 마케팅과 협력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적용 가능한 영화 만들기의 유용한 규범들을 가르쳐 준다.


시나리오를 어떻게 쓸 것인지에 관한 해설서이면서 동시에 영화 마니아들을 위한 시나리오의 세계 안내서인 이 책은 영화학자인 저자의 깊이 있는 해설이 돋보이며, 여타의 글쓰기와 시나리오 작법의 차이점을 알기 쉽게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시드 필드 자신이 할리우드의 유명 시나리오 회사 ‘시네모빌 시스템’의 이야기 담당 대표로 있을 당시에 매일 일흔여 편의 시나리오를 읽던 경험을 상기한다. 그는 ‘지겹고 엉성하게 쓰인 시나리오를 너무 많이 읽은 나머지 그 시나리오가 제대로 된 것인지 아닌지’ 처음 10쪽만 읽고도 알 수 있을 지경이었다. 때문에 그는 시나리오에서 첫 10쪽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다. 또한 협업하며 근거리에서 지켜 본 거장 감독 장 르누아르나 성공한 소설가였으나 실패한 시나리오 작가였던 스콧 피츠제럴드 등의 예를 들며, 좋은 시나리오란 무엇인지 설명한다.


저자는 시나리오란 ‘영상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정의하며, 소설, 희곡 등 여타 스토리텔링과 다른 시나리오만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형식의 기본 요소들을 하나하나 짚어 준다. 이 책의 각 장들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열여덟 가지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시나리오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하여 ‘시나리오의 주제란 무엇인가’ ‘등장인물이란 무엇인가’ 등 시나리오 쓰기의 실제를 구체적으로 기술한 열여덟 장을 따라가다 보면 시나리오 쓰는 체계를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1979년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곧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즉각적인 인기를 끌었다. 출간되고 몇 달 지나지 않아 책을 여러 차례 다시 찍었고,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1999년 민음사에서 ‘뉴미디어 총서’ 중 한 권으로 번역 출간된 이래로 2만 부 가까이 팔렸으며, 영화와 영상 시나리오 수업에서 주 교재로 쓰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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