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권력 집중 경영구조 문제 드러나
리더십 부재 3사 연합… 그룹 경영 밸런스 무너질 수도
르노 최대주주 프랑스 정부도 예의주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3사를 강한 리더십으로 이끌어온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이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되면서 닛산뿐만 아니라 3사의 경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회장이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면서 닛산의 경영체제에 상당한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닛산이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22일 이사회에서 곤 회장의 대표직·회장직 해임을 예고하면서 지금까지 그룹을 견인해 온 회장 부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0일 NHK 등 일본 언론은 닛산이 근본적인 경영체제 재검토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르노자동차 부사장 출신인 곤 회장은 1999년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진 닛산을 르노가 인수하면서 닛산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 철저한 합리화로 경영 재건에 성공했다.

 

이후 르노의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와의 사이에서 닛산의 자주적 경영을 유지함과 동시에 ‘르노-닛산-미쓰비시(三菱)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3사를 강한 리더십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다.

 

시장 전문가들은 “닛산의 규모가 거대화하는 가운데 곤 회장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기업 통치 구조에 대한 문제가 지적돼 왔다”면서도 “곤 회장의 부재가 닛산의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르노-닛산-미쓰비시의 3사 연합을 강한 리더십으로 이끌어온 곤 회장이 해임될 경우 그룹 경영에 차질이 생겨 그룹 밸런스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도 ‘닛산 부활’을 이끈 곤 회장이 체포된 후 닛산과 미쓰비시자동차가 곤 회장 해임 방침을 발표했다며 “규모를 강점으로 한 성장을 이뤄낸 곤 회장에게 의지해 온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행방도 불투명해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이들 3사의 전 세계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6.2% 증가한 1060만대로 처음으로 1000만대의 벽을 넘었다.

 

이로써 독일 폭스바겐, 일본 도요타자동차그룹, 미국 제너럴모터스의 ‘세계 3강’ 중 도요타를 제치며 세계 2위에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3사 연합 규모는 현재 세계 최대 수준으로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9대 중 1대를 제조하고 있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는 오는 2022년까지 세계 판매대수를 1400만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지만 곤 회장 체포·해임 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곤 회장 체포 소식에 르노그룹 지분 15.01%를 보유한 최대주주 프랑스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사 연합의 안정성을 주시하고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곤 회장 체포 소식이 전해진 후 르노 주가는 프랑스에서 13%, 독일에서 10% 폭락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