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중 미중 회담 앞두고 투자자 경계 강화
협상 결렬되면 美경제 악영향 우려에 리스크 회피 엔화 매수
日언론, 미중 관계 개선 기대 어려워
CNBC·골드만삭스, 무역분쟁 지속·경제성장률 둔화 전망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이어지면서 달러가치는 혼조세를 안전자산인 엔화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외환시장이 엔고를 우려하는 것은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월부터 중국에서 수입되는 2000억 달러(약 226조원) 규모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날 이탈리아 재정 관련 우려 완화로 뉴욕증시가 상승하면서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환율은 소폭 상승세를 탔다. 안전자산으로 구분되는 엔화 매도 움직임이 일며 엔화환율은 달러당 113엔대 중반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경계감을 보이며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를 언급하며 “미중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가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무역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합의하지 않으면 2670억 달러(약 301조5500억원) 규모에 추가적으로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수입량이 5100억 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대중 관세 품목은 전체 수입품이 대상이 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계획을 보류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며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즈호증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정상회담을 앞두고 수면 아래서 진행해 온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외환시장이 미중 관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의식되면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엔화 매수 움직임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와증권은 지금까지 미중 관계가 악화 기미를 보였을 때는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우려됐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관세 대상이 중국에서 수입되는 전 제품으로 확대된다면 스마트폰 등 생활필수품에도 관세가 매겨져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CNBC도 G20 회의 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고 골드만삭스 역시 미중 무역전쟁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점진적 긴축 기조 등으로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양국의 무역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은 남아있다면서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협상 내용에 전 세계 외환시장이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만약 미중 정상회담이 결렬될 경우 엔화환율은 일단 달러당 111엔대까지 떨어지며 점진적인 엔고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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