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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에서 강렬하게 등장했다가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진 브랜드들이 많다. 그 종류를 나열하자면 대왕 카스텔라, 벌집삼겹살, 벌집 아이스크림, 찜닭, 와인 숙성 삼겹살 등이다. 필자가 나열한 이 브랜드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며 먹어야 할 만큼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다. 그리고 창업자들이 급격한 관심을 보이며 창업열기를 이어갔던 브랜드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강렬하게 등장했던 외식 아이템 중 지금 살아남아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는 아이템과 브랜드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창업자들이 아이템을 고르는 안목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은 현재 불황의 늪에 빠져 있다. 며칠 전 뉴스에는 소비자심리지수가 20여 개월 만에 최저로 추락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8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으로 나타났다. CCSI는 소비자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2003∼2017년 CCSI 장기평균을 기준값 100으로 설정해 CCSI가 100보다 작으면 소비심리가 비관적임을 뜻한다. 이렇게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을수록 반짝 아이템에 창업자들의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줄을 서서 먹는 식당의 주인이 미래의 자신의 모습이 될 것 같고, 그렇게 되면 자신의 궁핍한 생활도 끝이 날 것 같기 때문이다. 

 

급한 마음을 버려야 한다. 마음이 급해지다 보면 보이는 것에만 생각이 함몰된다. 보고 듣고 느끼고 충분히 생각을 해야 하는데, 마음이 급해지면 보는 것으로 끝이 난다. 필자가 예비창업자들에게 컨설팅을 할 때 늘 하는 말이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할 때 5년 이상 영업을 하고 있는 장수 가맹점 비율을 따져보라는 것이다. 장수 가맹점 비율이 높을수록 매뉴얼이 안정돼있고 브랜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반짝 빛을 봤다가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진 브랜드들에게 이런 경쟁력이 있을 리 만무하다. 유행은 그 끝이 있기 마련이고, 요즘처럼 모든 것이 빨라진 시대에 유행 역시 그 주기가 2, 3개월 주기다. 2, 3개월 반짝 돈을 벌기 위해 창업을 하려는 이들이 아니라면 창업 아이템에 대한 확실한 안목을 키워야 한다. 

 

필자가 요즘 눈 여겨 보는 건실한 프랜차이즈 중 ‘북촌순두부’가 있다. 현재 중동점, 부평점, 의정부점, 별내점 등 다수의 가맹점과 5년 이상 혹은 10년 이상 가맹 계약을 지속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북촌순두부’ 가맹점이 롱런하는 비결은 가맹점과 상생을 도모하는 본사의 운영 철학에 있다. ‘북촌순두부’는 매출 대비 물류비가 7%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순두부 자체의 원가가 저렴한 탓도 있지만 본사에서 물류비로 폭리를 취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맹점에 대한 이런 인간적인 접근이 본사에 대한 신뢰를 쌓았고 결과적으로 가맹점이 롱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사람들에겐 저마다의 시계가 있다.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시계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다. 남의 시계를 좇아 자신과 맞지도 않는 것을 했을 때 그리고 그것에 대한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돌아오는 것은 자책뿐 이다. 창업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자신만의 창업 시계를 믿어야 한다. 남들이 유행 아이템을 쫓아가더라도 자신만의 창업 아이템이 있다고 믿고 찾아나가야 한다. 창업 안목을 키우는 것, 그것이 성공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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