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러시아의 감산 찬성 가능성 소식에 국제유가가 반등했지만 약 1년 만에 배럴당 50달러대 밑으로 떨어지는 등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16달러(2.3%) 상승한 51.4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원유재고 증가 발표로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배럴당 49.41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일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가 감산을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에 매수 움직임이 일었다.

 

EIA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약 358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주 대비 50만 배럴 증가한 수치로 미국의 원유재고는 10주 연속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은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와 다음달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정례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원유 공급과잉 우려에 세계경제 둔화까지 겹쳤지만 연이은 국제회의에서 유가 반등 신호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의 관심이 OPEC 회의보다 G20 회의에서 예정된 사우디와 러시아 정상회담에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나 감산에 합의하면 유가 반전이 확실해진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가 하락을 부추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입할 경우 산유국의 감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방침과 유가 상승을 비난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산유국의 감산 방침에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특히 살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건의 배후로 무함마드 왕세자가 지목돼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자 “왕세자가 연관됐는지 확실하지 않다”며 옹호 발언을 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트럼프 대통령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감산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감산 동참설이 나온 러시아 역시 현재의 유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감산시기와 규모는 교섭 중”이라는 보도 역시 러시아가 반드시 감산에 나선다는 보장은 없다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더 하락할 경우 미국 셰일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고 결국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저유가를 대규모 감세 효과에 비하고 있지만 유가가 더 하락하면 미 셰일 업계의 현금흐름이 막히면서 신용경색이 발생하고 결국 신용시장으로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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