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결정하면서 엔화가치 하락·주가 상승을 기대했던 일본 외환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장기화되는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악화를 우려한 양국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막판 합의를 이끌어내며 엔화 매도 움직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미한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3일 일본 외환시장에 거래된 엔화환율은 달러당 113.53엔으로 전 거래일 대비 0.03엔(0.02%) 올랐다. 이어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13.72엔에 거래를 시작, 현지시간 오전 10시 현재 0.07엔(0.06%) 하락한 113.50엔에 거래 중이다.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발동을 일단 멈췄지만 ‘일시 휴전’이라는 점은 어디까지나 충돌을 보류했을 뿐 무역전쟁 해소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양국의 긴장 관계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하락하던 달러가치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미국산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인하·철폐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면서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7.19로 전 거래일 대비 0.52% 상승했다.

 

일본 외환시장 역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엔화 매도에 나서면서 엔화환율이 달러당 114엔대 중반까지는 쉽게 갈 것으로 내다봤지만 113엔대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은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강한 것이 문제”라며 “미국은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를 저지하기 위해 중국을 압박하고 중국 역시 정책을 지키려 하기 때문에 무역협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해결안이 제시되지 않았으므로 미중의 기술패권 다툼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

 

여기에 미국이 유예 기간으로 제시한 90일 후는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최 직전 시기와 겹친다는 점도 문제시되고 있다. 중국 최대 정치 행사를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에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역시 2020년 대선을 의식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강경론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당분간 엔화가 강세를 유지하면서 연말에는 달러당 112엔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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