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파티메아리 'ecology+party+메아리'의 합성어...2006년 론칭

▲ 성동구 용답동에 위치한 아름다운 가게에 입점한 '에코파티메아리' l 출처=비즈트리뷴
 

"우리나라 사람들 누구나 업사이클 제품을 하나씩은 가지고 다니게 만드는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사회적 기업 '아름다운 가게'에서 운영하는 업사이클링업체 '에코파티메아리'의 이승선 팀장은 지난 4일 "업사이클 업체들은 서로 경쟁자 라기 보다는 함께 커가야 할 동료"라며, "업사이클링이 더 많은 관심과 후원을 통해 하나의 큰 산업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코파티메아리'는 'ecology+party+메아리'의 합성어다.


환경에 대한 인식이 파티처럼 즐겁게 메아리가 울려 퍼지듯이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상호명이 다소 길어 국내·외에서 애칭처럼 '메아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에코파티메아리의 등장은 '아름다운 가게' 사업의 방향성을 고려해 보면 필연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2002년 아름다운 가게가 설립당시만 해도 잘 안될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시민들의 호응이 좋았고, 매장에서 판매되고 남는 물건들이 또 생기기 시작했다. 세상에 한번 태어난 제품들이 순환할 수 있게, 버리지 않고 쓸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으로 아름다운 가게가 시작됐듯이 이 취지를 살리기 위해 공모전을 열게 됐고, 상품화에 대한 논의는 진행됐다.

처음에는 '쌈지'와의 협업으로 출발했다.  쌈지에서 디자인 그룹을 지원하고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소재를 제공하는 형태로 2006년 론칭했고, 현재 전국 120개 아름다운가게 중에서 80~90개 정도의 점포에 입점해 있다.

에코파티메아리는 올해 지향점을 "(일반적으로 업사이클 제품이 비싸다는 인식이 있어서) 가격에 대한 저항감을 없애고 많은분들이 사용하고 가치를 느껴서 재구매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이라며 "에코파티메아리의 주력 상품은 가죽 소재의 소품들로, 고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들을 더 많이 생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에코파티메아리는 다른업체들과 달리 공방을 직접 운영한다. 자체 제작이기 때문에 상품 퀄리티에 대한 관리가 원활하고, 단가를 저렴하게 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업사이클링이 소재만을 보고 상품으로 구현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가도 직접 해보면 안되는 경우들도 많은데, 공방에서 샘플링도 직접 해볼 수 있어 제품 생산 과정의 효율성이 높고, 생산 시기도 많이 앞당길 수 있다. 


▲ 에코파티메아리 제품을 자체 생산중인 공방 l 출처=비즈트리뷴
 
이 팀장은 "업사이클 업체들이 대부분 B2B 형태로 시장의 고객과 직접 만나는 곳이 드물고, 신상품을 늘 만들어 낸다는 게 쉽지 않은데, 에코파티메아리의 경우 자체 제작이 가능한 점, 자체 매장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여러 측면에서 이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에코파티메아리에서는 환경적인 문제로 화학 약품은 어쩔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제하고 있어 마감처리(엣지코트)등을 할 때 다소 깔끔함이 떨어질 수 있고, 소재도 한정적이어서 대신에 그만큼 디자인적인 고민을 더 많이 한다.

이 팀장은 "한번은 마케팅팀에서 교보생명의 현수막을 보고 소재가 좋다고 생각해서 기증을 받았는데, 가로·세로 폭이 128m가량 되는 크기를 도저히 펼쳐 놓을 공간이 없어 현수막 수거 업체에게 2m씩 잘라달라고 요청했던 적이 있다"며 후일담을 털어놨다.


그는 "소재만 보고 제품으로 만들기 좋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그 과정이 번거로웠다. 그리고 막상 받아보니 현수막의 글씨 크기가 너무 커서 하나의 가방을 만들었을 때 여러 색상이 섞여 들어가지 않아 패턴이 심심하게 나와 당황했다.  그래서 디자이너의 제안으로 뒤집어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며 당시 시행착오의 시간들을 소개했다.   


결국 청바지를 뒤집어 제품을 만들었고, 그 제품은 작년과 재작년에 출시되며 크게 히트를 쳤다.

이 팀장은 "처음에 디자이너가 소재를 뒤집는 방법에 대해 제안했을 때는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소재의 앞면·뒷면 두가지로 제품을 만들어보니 뒤집어진 소재가 훨씬 매력있고 독특했다. 작은 생각의 차이로 이렇게 특색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구나 깨달았다"며 창의적인 디자인에 대한 고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업사이클 시장은 과거에 비해 관심이 많이 늘고 활성화되고 있다.


서울시·경기·대구 등의 관공서에서는 '쓰레기 제로화 운동'을 당면 과제로 삼으면서 어떻게 이것을 홍보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이 팀장은 "그 덕에 자연스럽게 업사이클링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예전에는 의류나 소파 등으로만 소재가 한정적이었는데 이제는 더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어 고객들이 접할 수 있는 제품의 범위가 확실히 넓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관심은 더 많아졌지만 그에 비해 그것을 수용할 마켓은 아직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업사이클링이 시스템적으로 어느정도 매출이 되고 나면 급속도로 성장하기 어렵고 대량생산이 안된다. 업사이클 업체도 결국은 일반 마켓속에서 경쟁해야 하는데 기업에 비해서는 시간과 재료 등의 문제로 한계가 있다. 진입자체도 쉽지 않다.
 
에코파티메아리는 그나마 초창기에 시작해서 홍보도 많이 됐고 여러 혜택을 받은 편이지만 산업 전반에 대해 정부 기관 등에서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팀장은 "업사이클링이 힘든 과정이어서 하다가 지치는 경우가 참 많다. 업사이클링이 더 많이 홍보되고 활성화 돼서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지치지 않고 의미있는 것들을 계속 생산해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나아가 "소재에 대한 연구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관공서, 기업 뿐 아니라 대학과 같은 학문기관에서도 관심을 가져주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와이어 김 민기자 min@seoulwire.com ]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