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 “엄중한 결과 초래할 것” 경고
환구시보, 무역제재·양자관계 악화·관광객과 경제인 방문 감소 지적
2010년 노르웨이, 2016년 대만에 제재
사드 보복으로 한국도 위기 상황 겪어

화웨이 CFO 체포에 반발한 중국이 연일 비판 강도를 높이면서 캐나다에 대한 경제제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캐나다에서 체포된 사건을 놓고 중국 정부가 비판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중국의 캐나다 경제제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멍 CFO가 미국의 요청으로 체포된 것으로 전해지며 무역분쟁 해소에 나선 미중 간 협상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됐지만 미국과는 ‘별개 문제’로 협의를 진행하고 캐나다에 칼끝을 겨눈 모양새다.

 

11일 북경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우리는 해외 동포의 안부에 항상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중국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는 절대로 두고 보지 않겠다”며 미국과 캐나다의 대응을 비판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인의 합법적 권리를 반드시 지키겠다면서 이번 문제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다짐했다.

 

AFP통신은 중국 당국이 지난 8일에도 주중 캐나다 대사를 불러 “화웨이 CFO를 석방하지 않으면 엄중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면서 중국이 캐나다에 보복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 역시 한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엄중한 결과’에는 무역제재·양자 관계 악화·캐나다 관광객과 경제인 방문 감소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이 과거 정치보복으로 외국 기업에 대한 수입제한, 특정 상품(기업) 보이콧, 외교관계 단절 등을 단행한 전례가 있어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 리서치기업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 션 레인 이사는 “캐나다의 지난해 대중국 수출 규모는 182억달러(약 20조5700억원)에 달한다”며 “중국이 캐나다의 주요 에너지 제품과 농산물 수입을 제한하거나 보이콧하는 것은 너무나 간단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레인 이사는 중국 당국이 캐나다 대기업 고위직을 구속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2016년부터 이어진 중국과 캐나다의 자유무역협정(FTA) 교섭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10년에는 노르웨이의 노벨상위원회가 인권 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는 이유로 노르웨이와 관계를 단절하고 진행 중이던 FTA 협상도 중단했다. 비공식적으로는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중단하고 비자에도 제약을 걸었다.

 

2016년 대만에서 반중 노선 행보를 보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정부가 출범하자 중국인의 대만 여행에 제재를 가해 중국인 관광객 수가 4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발한 중국의 경제보복이 재연될 가능성도 높다.

 

당시 중국 정부는 ‘금한령’을 내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한국 여행을 금지하고 사드 용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대한 보이콧을 부추겼다. 중국은 안전기준 위반을 이유로 들며 한국 기업에 제재를 가했고 보복 대상이 된 롯데는 영업이익 적자 등 위기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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