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EU 탈퇴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 테리사 메이 총리가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재투표 가능성을 강력 부정하고 있지만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회의 반발이 강해 국민투표가 다시 실시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교착 상태에 빠진 브렉시트(영국의 유업연합 탈퇴)를 놓고 영국의 현 총리와 전 총리가 대립하고 있다.

 

브렉시트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재실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테리사 메이 총리는 진행 중인 협상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하며 반박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1997년부터 10년간 영국 총리를 지낸 블레어 전 총리가 “다른 선택사항이 없다면 국민투표 재실시야말로 민주적”이라고 지적했다며 유일한 타개책으로 2차 국민투표가 실시될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 역시 메이 총리 측근 각료 몇 명이 2차 국민투표 준비를 하고 있다며 국민투표 재실시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그의 언행은 전에 자신이 몸담았던 총리실과 자신이 섬겼던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블레어 전 총리를 강하게 비난했다.

 

메이 총리가 재투표 가능성을 재차 부정하자 EU 잔류파인 블레어 전 총리는 하원 전체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튿날 “(메이 총리는)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브렉시트 합의안을 비롯해 브렉시트의 모든 사항에 대한 의회 투표를 허용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합의가 안될 경우 국민에게 다시 묻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영국 의회 내에서도 합의 없는 이탈, 즉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서는 2차 국민투표밖에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의원이 증가하고 있다.

 

선데이타임스는 메이 정권의 넘버 2인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이 2차 국민투표 실현을 위해 초당적 연합을 결성할 목적으로 야당인 노동당 위원들과 회담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과 앰버 러드 고용연금부 장관,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 그레그 클라크 기업부 장관 등도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면서 “메이 총리 최측근인 개빈 바웰 비서실장도 국무회의에서 2차 국민투표야말로 전진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바웰 비서실장은 이날 트위터에서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주요 외신은 2차 국민투표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영국 베팅업체 윌리엄 힐은 2차 국민투표 가능성을 54%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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