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애경이 AK플라자 구로점(본점) 폐점을 결정했다. 무려 25년만이다.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로 도약하기 위한 뼈아픈 선택이다.

18일 AK플라자에 따르면, 구로점은 내년 8월말 영업을 종료한다. 이같은 내용의 폐점 공문을 지난 주부터 입주 매장들에 발송한 상태다.

AK플라자 구로점은 과거 1993년 애경유지 공장이 있던 영등포 부지에 '애경백화점 구로점'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 열었다.

당시 차인표·신애라 주연의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 안에' 배경으로 등장하며 입소문을 탄 데다, 기존 빅3 백화점(롯데·신세계·신세계)과의 차별화된 서민 중심 콘셉트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영등포·신도림 등 인근 상권에 빅3 백화점을 비롯해 아울렛 등이 들어서면서 소비자들의 일탈도 가속화 됐다.

현재 AK플라자는 5개 점포를 운영 중인데, 구로점은 '본점'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실적 면에서 수원점·분당점·평택점보다 한참 밀려있다. 게다가 2009년 리츠 '유엠씨펨코리테일'에 구로점을 매각하고 재 임차해 사용하면서 100억원에 달하는 임대료 부담도 불어났다.

AK플라자는 구로점 폐점을 시작으로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기존에 잘 되는 백화점은 '더 백화점스럽게'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앞서 진행한 원주점 증축, 수원·분당점 식품관 개편 등이 그 예다.

이와 동시에 미래 성장기반 모델인 NSC형(Neighborhood Shopping Center) 쇼핑몰을 확장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AK플라자는 올해 ‘AK&' 홍대·기흥에 이어 내년 3월 AK& 세종, 2022년 상반기 ‘AK TOWN 안산’을 오픈할 예정이며, 2022년까지 4개의 쇼핑몰을 더해 총 8개의 쇼핑몰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협력사들과 지속적으로 조율해 나감으로써 불필요한 혼선을 최소화하겠다"며 "구로점에서 근무한 본사 직원들의 경우 폐점 이후 다른 점포 등으로 발령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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