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시즌 개막…‘한진칼 경영권 분쟁부터 코로나19 대란까지’
주총 시즌 개막…‘한진칼 경영권 분쟁부터 코로나19 대란까지’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미원화학을 시작으로 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적인 개막을 한다.

 

최근 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주총을 준비하는 상장사의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최악의 '주총 대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내달 18일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및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고 현대차는 같은 달 19일, LG생활건강은 20일 주총을 소집하기로 했으며 SK텔레콤은 26일, 셀트리온은 27일에 각각 주총을 연다.

 

또 내달 24일에는 코스피 상장사 39곳, 코스닥 상장사 266곳 등 305곳의 상장사(21일 한국상장사협의회·코스닥협회 집계 기준)가 한꺼번에 주총을 개최하면서 3월 하순까지는 숨 가쁜 주총 릴레이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내달 25일로 예정된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의 주총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조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이에 조 전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은 지분 공동 보유 계약을 통해 31.98%(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의결권 유효 지분)의 지분을 확보하고 조 회장의 이사 연임 저지에 나선 상황이다.

 

이와 함께 주주연합 측이 제안한 한진칼 이사 선임 및 정관 변경 안건이 이번 주총에서 상정, 통과될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주총에서는 상장사들이 당장 임기 제한을 넘긴 사외이사들의 후임을 구해야 하는 처지가 되면서 관련 구인난 또한 예고된 상태다.

 

최근 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상장사 사외이사의 임기가 최대 6년(계열사 합산 9년)으로 제한된 탓으로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새 사외이사를 뽑아야 하는 상장사는 566개사이고 새로 선임해야 하는 사외이사는 718명이다. 이중 중견·중소기업이 494개사(87.3%), 615명(85.7%)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더구나 상법상 사외이사 요건 미충족은 관리종목 지정 사유이기 때문에 상장사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 격으로 최근 코로나19가 국내에서 급격히 확산하면서 주총을 준비하는 상장사들의 긴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가뜩이나 주주총회 참여율이 저조한 가운데 코로나에 대한 불안이 겹치면서 의결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감사 선임 안건을 처리해야 하는 기업의 경우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더구나 중국에 자회사를 둔 회사의 경우에는 회계감사에도 지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업은 정기 주주총회 개최 4주 전에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와 감사인에게 연결 재무제표를 제출해야 하는데,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현지 업무가 마비되면서 결산에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회원사를 상대로 긴급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관련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재무제표 및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을 연장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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