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말인 7일 서울 시내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남대문이 보이는 시내 도로 건널목을 건너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말인 7일 서울 시내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남대문이 보이는 시내 도로 건널목을 건너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채명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자 방지를 예방하기 위해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두 번째로 맞이한 주말인 7일 서울 시내는 매우 한산했다.

재택근무 장려와 개학연기, 사람이 몰리는 각종 행사와 전시회, 스포츠 경기들이 잠정 중단됐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야유회나 관광지 방문을 포기하면서 도시는 쥐죽은 듯 조용하다. 덕분에 골목마다 주차한 차들이 넘쳐난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잠깐 나오는 것을 빼면, 생필품과 먹거리를 사기 위해 집 주변 가게를 가는 횟수도 줄였다. 어쩔 수 없이 나가야 때에도 마스크를 쓰고 간다.

하루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던 셀러리맨들은 활동 공간이 집에만 한정된 시간을 이렇게 오래 보낸게 처음이다. 하루 이틀은 지낼만 했는데 일주일을 넘어서자 일상 생활을 하면서 일하는데 보통 힘든게 아니다. 어느 쪽에도 집중이 안되는 상황이 언제까지 벌어질지 알 수가 없는 가운데 재택근무 기간을 연장한다는 회사의 지시를 받고나니, 그렇게 지겨웠던 사무실이 그리워지기까지 한다.

▷제주도, 속리산, 계룡산, 태화강 등 한산

지방의 주요 관광지도 한산했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낮 기온이 영상 7∼12도로 야외활동에 무리가 없는 날씨지만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는 시민들이 바깥나들이를 자제하다 못해 포기하고 있다. 이런 탓에 팔공산과 비슬산 등 유명산에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거의 끊어졌다. 수성못·경주 보문단지·안동 하회마을 등 관광지의 인파도 크게 줄었다.

울산·대전·광주지역 행락지도 인파가 크게 줄어 인적이 뜸했다. 대한민국 2호 국가 정원인 울산 태화강 국가 정원과 도심 내 최대 생태공원인 울산대공원은 운동이나 산책을 하는 시민들이 보였지만, 평소 휴일 때와는 달리 많지 않아 조용했다.

전국적인 해맞이 명소로 유명한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과 동구 방어동 대왕암 등지에도 관광객이 줄어 차분한 분위기다.

평소 주말 등산객이 몰리는 계룡산 국립공원도 등산객 모습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광양 다압면 매화마을은 마스크로 무장한 관광객 소수가 꽃을 구경했지만, 인파가 줄어든 탓에 텅 빈 주차장은 쓸쓸하기만 했다.

충북은 코로나19 여파에 초미세먼지 농도도 ‘나쁨’ 수준을 보이면서 국립공원과 유원지를 찾는 발길이 부쩍 줄었다. 속리산을 찾은 탐방객 수는 이날 오후 1시 현재 1600여명에 그쳤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의 절반 수준이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 청남대도 휴관 중이다. 시민들도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외출을 삼가고 있다.

제주는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 행사가 취소되면서 썰렁한 주말 분위기가 연출됐다. 성산 일출봉과 해안도로 등 주요 관광지를 비롯해 시내도 한산했다.'

▷대화도 줄이고, 악수도 안하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사람들의 일상생활은 많이 바뀌었다.

마스크는 필수품이다. 쓰지않은 사람을 마주칠 것 같으면 덜컥 겁이나 피하고, 쓰지않은 장본인도 죄인이라도 된 듯한 마음에 팔로 입을 막곤 한다.

대화량도 줄었다. 길거리에서는 되도록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마스크 때문에 답답해서이기도 하지만, 공기를 통해 감염이 될까봐 입을 열기가 무섭다는 것이다. 2m 이상 떨어져 있으면 공기중 감염 우려는 없다고 전문가들이 설명했지만, 그래도 위험은 사전에 피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주저한다.

손으로 감염될지 몰라 악수대신 주먹치기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처음엔 어색했는데, 막상 해보니 나쁘진 않다. 하지만 말도 못하고 악수도 못하니 정말로 사람과 멀어지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든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회사원 권 모씨는 “스스로 준비만 잘 하면 위험하지 않다고는 하지만, 사람들의 심리가 이렇게 크게 위축될 줄은 몰랐다”면서 “하루 빨리 코로나19를 정복해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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