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협 권한대행, 박 시장의 '그린벨트' 사수할까

故박원순 서울시장 [사진=김상준 기자]
故박원순 서울시장 [사진=김상준 기자]

[서울와이어 김상준 기자] 故박원순 서울시장이 펼치던 정책들이 규모와 방향성을 유지한 채 추진될 것인지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꼭 쥐고있던 '그린벨트' 지킬 수 있을까

"저는 전국적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 인근에 신도시를 지속적으로 짓는 것에 회의적이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주택공급을 하겠다는 것에도 반대한다"

이처럼 故박원순 시장은 '그린벨트를 지키면서 주택을 공급하자'는 입장과 함께 정부의 3기 신도시 등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도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왔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그린벨트를 풀고 주택공급물량을 늘리겠다는 입장으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 이어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까지 나서 “획기적인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지방정부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서울시에 그린벨트 해제를 요청해왔다.

이같은 대립 속 박 시장이 갑작스레 숨지며 그린벨트 해제,유지 여부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0일 서정협 시장 권한대행은 "서울시정은 박원순 시장의 시정 철학에 따라 중단 없이, 굳건히 계속되어야 한다"며 박 시장의 정책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서 권한대행이 고인과 함께 해온 세월이 길어 정책 이해도는 높지만 추진력에 힘을 받을 지도 의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지방별정직 규정 12조(면직)에는 제7조제1항제1호 또는 제4호에 따라 지방별정직공무원으로 임용된 경우에는 임용 당시의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지방의회의 의장이 임기만료로 퇴직할 때 함께 면직된다'는 규정이 있다.

이는 '지방자치법' 제77조부터 제80조까지, 제98조 및 제99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임기 중에 사임 또는 퇴직하거나 지방의회의 의장이 사직, 퇴직 또는 자격상실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실제로 이같은 규정에 따라 박 시장의 정책에 힘을 싣던 30명이 사직했고, 지난 1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도있다는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15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문제를 포함한 장기적 대책을 범정부TF 차원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국회 부동산 비공개 당정 협의를 마친 후 서울시 그린벨트 해제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린벨트 해제)그런 것까지 포함해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서 범정부적으로 논의하게 된다"고 답하면서 그린벨트 해제 여부에 대해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사진=김상준 기자]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사진=김상준 기자]

◇재건축, 재개발 사업 추진 등 정비사업

재건축 시장은 뒤숭숭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생전 은마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 재건축 불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정부와 시는 필사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려고 노력중인 상황에서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때문에 강남구와 그의 대립은 지속돼왔다. 특히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을 놓고 지난 2017년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강남구는 직접 주선한 은마아파트 주민설명회에서 서울시가 불허한 최고 49층 계획안을 추진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에 대해 재건축 최고 허용 층수 35층 원칙에서 이 아파트만 예외일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내세웠다. 

뿐만 아니라 구와 시는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두고 벌인 소송과 한전부지 개발공여금 활용 논란, 제 2시민청 강남 세택부지 건립 백지화까지 여지껏 대립한 세월이 길다.

하지만 그가 떠나면서 서울시의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입장에 어떠한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이외에도 박 시장은 도시재생사업, 역세권 청년주택, 청년수당, 그린뉴딜, 2032년 서울·평양 공동 하계올림픽 추진, 전 국민 고용보험 등의 정책들을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정책들이 이전 규모를 유지하며 이전처럼 추진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지만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와이어와의 통화에서 "아직은 논의된 바는 없으며 현재는 대답 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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