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사주 취득액 4조7000억원 규모…기업수 작년比 4배↑
올해 자사주 취득액 4조7000억원 규모…기업수 작년比 4배↑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올해 국내증시 상장사가 취득 예정인 자기주식 금액이 약 4조7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주식 취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주가 안정을 위한 결정으로 작년보다 4배가량 늘어난 기업들이 준비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자기주식 취득 또는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 체결 결정을 공시한 국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총 552곳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131곳)와 비교해 4.21배 늘어난 수준이다.

 

이들 기업이 공시한 자사주 취득 예정 금액은 총 4조7306억원 규모로 특히 코스피가 종가 기준 연중 저점을 기록한 3월 19일을 기점으로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기업은 291곳, 취득 금액은 2조8102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 보면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대표 기업인 SK머티리얼즈가 1184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지난달 자사주 1086억원어치를 매입하기로 결정했고, 코리안리(110억원)와 케어젠(115억원), RFHIC(50억원) 등도 최근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자사주 취득은 기업이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 등을 목적으로 직접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취득 방법은 회사 이름으로 직접 주식을 매입하는 방법 또는 회사가 금융기관과 자기주식 신탁계약을 맺고 간접적으로 매입하는 방법이 있다.

 

기업은 이를 통해 주가 부양 효과를 볼 수 있고, 간접적으로는 시장에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 및 책임 경영 의사를 밝힐 수도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자사주 취득 기업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류영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코로나19라는 일시적인 충격에 의해 주가가 실제 가치 대비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라 기업들이 일제히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주주 입장에서 자사주 매입은 유동 주식 수가 흡수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기업 입장에서도 (자사주 매입 후) 주가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자본 획득(캐피털 게인)이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자사주 취득 이후 소각까지 이뤄져야 실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제고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주주 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자사주 매입을 신고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총 676개사였다. 반면 같은 기간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은 46개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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