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지 기자
최은지 기자

[서울와이어 최은지 기자] “하나의 공연 작품에는 수많은 사람의 생계가 달려있다. 공연업이 누군가의 생계라는 인식이 부족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재확산 사태로 인해 공연계가 얼어붙었다. 공연계에선 진짜 보릿고개는 이제부터라고 판단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정상적으로 진행되던 공연들은 방역 방침이 2.5단계로 강화되면서 공연 취소와 연기를 반복하고 있으며, 생계를 위해 공연을 올리면 “이 시국에 공연한다”라는 비난까지 받는 실정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8월 공연 매출은 158억3825만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42%가량 급감했다. 공연 매출은 연극과 뮤지컬, 클래식, 오페라 등 국내 모든 공연의 입장권 판매 수익을 합산한 수치다. 

 

생계를 위해 공연을 올려도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국공립공연장에만 적용됐던 ‘거리두기 좌석제’가 정부의 방역 강화 조치로 ‘민간 공연장’에도 적용됐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대형 공연의 경우 제작사들이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 잡는 좌석 점유율 기준은 70%이다. 그러나 정부 방침인 한 칸씩 띄어 앉기로 객석을 운영하면 손익분기점은 맞출 수 없다. 공연하는 것 자체가 손해인 셈이다. 실제로 부산, 대구로 옮겨 공연 중이었던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는 한 칸씩 띄어 앉기로 인한 손해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해 조기 종연을 결정했다. 

 

이에 최근 공연계는 생계에 대한 고민이 커짐에 따라 ‘온라인 공연 유료화’라는 결정을 내리는 추세다. 비대면 방식의 콘텐츠 제공 및 판매를 본격 도입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온라인 유료 공연이 성황리에 마무리된다면, 장기적인 수익원이 될 가능성도 크다고 공연계는 판단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조기 종연한 뮤지컬 ‘모차르트’는 10월 3~4일 온라인 유료 공연을 선보인다. 창작 뮤지컬 ‘광염소나타’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공연을 동시에 진행한다. 오프라인 공연에서는 600여석 중 250석만 활용하고, 여기에 카메라를 설치해 실시간 송출한다는 계획이다. 육군 창작 뮤지컬 ‘귀환’도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 끝에 오는 26~28일 온라인 유료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기로 결정했다. 국립극단도 오는 25일 '온라인 극장' 시범 서비스를 개시하고, 신작 '불꽃놀이'를 유료로 공개한다. 신작을 온라인에서 개막하는 것은 국립극단 70년 역사상 최초이다. 

 

사실 공연계에선 온라인 상영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컸다. 창작자의 저작권 침해와 더불어 공연 자체가 영상 매체와는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안방에서 공연을 보는 경우, 오프라인 티켓이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생존과 직결된 상황이다 보니, 이와 같은 인식이 조금 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온라인 유료 공연이 ‘도전’이라는 점이다. 처음으로 하는 도전이기에 명확한 지침이 부재한다. 적정한 가격 책정도 고민거리다. 현재는 오프라인 티켓 최고가의 20% 선으로 책정되고 있다. 온라인 유료 공연에 대한 수익 배분 방식 등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공연계는 ‘온라인 유료 공연‘이라는 새로운 대책을 마련했다. 이제는 공연계의 노력에 대답할 수 있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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