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상반기 이어 하반기 전망도 '맑음'

[편집자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가 힘든 시기를 겪는 가운데 글로벌증시는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국내증시도 코로나19 초반 1300대까지 떨어지는 불안한 시기가 있었지만, 이 또한 새옹지마로 많은 개인투자자가 시장에 유입되는 계기가 됐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활성화로 증권업계는 다른 업종들과 달리 호황을 맞았고 이는 양호한 상반기 실적으로 이어졌다. 투자자의 거래가 빈번해진 만큼 증권사 재무상태의 안정성과 이들의 비전에 대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각 증권사별로 상황적 전략구성과 풀어야 할 과제를 살펴보고 하반기 실적 전망을 내다봤다.
 

미래에셋대우 전경/사진=김상준 기자
미래에셋대우 전경/사진=김상준 기자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의 가중이 오히려 주식투자 열풍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증권사들에게 호재가 됐다. 젊은층 사이에서 새로운 기회로 부각된 주식투자로 증권사들은 지난 1분기의 코로나19 위기를 털어내는 실적을 보였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양호한 실적과 안정적인 자기자본 성장세를 보이며 업종 선두자리를 굳건히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연결기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7.9% 늘어난 3871억원, 전 분기 대비 179.2% 증가한 수치를 나타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비록 매출은 1조61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2%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3041억원으로 38.6% 늘어 견조한 이익구조를 나타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자기자본 9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9조5000억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풍부한 자본력과 폭넓은 해외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자산관리, 위탁매매, 트레이딩, 투자은행, 연금·해외사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결과다.

비즈니스별 수익 비중을 살펴보면 운용손익 48.2%, 위탁매매수수료 28.6%, 기업금융수수료 10.6%, 금융상품판매수수료 7.0%, 이자손익 5.7%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운용수익부문은 글로벌증시의 빠른 정상화와 국내 주식시장 안정화로 전 분기 대비 479.2% 증가한 3198억원을 기록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증권업계는 위탁매매 관련 수익이 급증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당분간 거래대금 증가와 리테일 수익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설계하는 미래전략

미래에셋대우는 올 2분기 호황을 하반기까지 이끌겠다는 각오다. 기존 업무의 경쟁력을 살린 해외시장부문 사업확장과 코로나19로 변화된 시장 상황에 맞춘 언택트부문 강화에 집중한다.

먼저 보유하고 있는 해외 현지법인 및 사무소 등 많은 네트워크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업계 노하우를 통해 진출 지역과 국가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비즈니스로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홍콩 등 신흥시장에서 다수의 기업공개(IPO) 주관을 완료하는 등 투자은행(IB)영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지 유망기업 발굴을 통한 자기자본거래(PI) 투자 및 주선 등을 통해 수익성 다양화도 모색 중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최근 해외주식자산 규모가 13조원을 돌파한 것은 해외주식투자 시스템과 콘텐츠 강화 등 현재 진행하는 사업전략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래에셋대우는 코로나19가 불러온 언택트시대에 맞춰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서비스에 집중한다.

데이터사이언티스트만(Data Scientists)으로 구성된 빅데이터 전담조직을 편성해 언택트 방식의 투자정보 제공과 안정적인 IT인프라 구축으로 글로벌 투자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자산군의 맞춤형 상품 추천 기술도 개발 중이다.

특히 국내외 투자전략가들이 제공하는 투자정보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온라인 웹세미나, 디지털혁신위원회 발족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비전을 선포하며 투자자 중심의 선제적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미래에셋대우의 전략에 대해 대신증권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특히 국내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대우의 해외주식 경쟁력이 가장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미래에셋대우의 올 3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49.7% 증가한 2050억원으로 예상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는 코로나19 우려에도 개인투자자의 국내외 주식시장 참여 지속에 따라 수탁수수료의 큰 폭 증가가 기대된다”며 “뿐만 아니라 변동성이 큰 상품(파생 포함), 기타손익의 국내외 금융시장 상향 안정화, 주식 및 파생상품 만기 도래와 조기상환 등으로 경상적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방보험 소송전은 풀어야할 과제

미래에셋대우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미래전략을 순조롭게 준비 중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미래에셋그룹과 안방보험과의 소송전은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남은 상태다.

안방보험은 미래에셋이 정당한 사유 없이 7조원 규모의 호텔 인수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계열사 4곳(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생명보험)과 호텔 인수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 ‘MAPS Hotels and Resorts One LL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미래에셋그룹은 인수대상이었던 호텔 소유권을 둘러싼 문제를 안방보험이 알고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서 첫 소송심리가 진행된다. 1심 재판결과는 오는 10~11월 중에 나오고, 최종심은 내년 초가 될 전망이다. 재판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면 이미 지급한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앞서 그룹차원에서 안방보험 소유 호텔 인수를 위해 2조4000억원에 달하는 '미래에셋맵스미국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15호' 부동산펀드를 조성, 미래에셋대우는 15-1호(1724억원), 15-2호(5000억원) 15-3호(2430억원) 15-5호(4282억원) 15-6호(4860억원) 등 5개 펀드에 총 1조8314억원을 출자했다. 안방보험과의 소송결과에 따라 미래에셋대우의 연간 실적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남은 안방보험과의 소송전이 긍정적으로 마무리되면 미래에셋대우는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사업, 네이버와의 시너지, 트레이딩(위탁매매) 호황에 힘입어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