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행복나눔위원회 '사회가치경영위원회'로 변경
2025년 글로벌 50대 금융그룹 진입 목표 달성 위해
친환경 사업 선정 필수, 두산과 MOU 체결로 첫 결실
1천만달러 규모 ESG채권 발행해 코로나19 금융지원
창업지원 프로그램 통해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
윤리·준법경영 강화해 신뢰성 높이는 데에도 역점

/사진 = 김용지 기자

[편집자 주]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두로 떠오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도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평가하던 과거와 달리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 경영을 주요 가치로 여기는 양상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기업의 부채가 늘어나면서 국내 금융시장 역시 지속가능한 자금조달이 중요한 의제로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은 금융권의 지속가능 경영을 더욱 가속화 할 전망이다.

◆"ESG에 조직역량 집중, 미래산업 선점 나서"

하나금융그룹이 친환경 사업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다. 소셜벤처 지원을 포함한 친환경 투자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만들어내겠다는 청사진이다.

올해 하나금융은 ESG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3년 발족한 행복나눔위원회를 ‘사회가치경영위원회’로 변경했다. 김정태 회장이 직접 사회가치경영위원장을 도맡고 함영주 부회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등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이 위원회에 참가해 실효성을 배가했다. 이외에도 조직개편을 통해 사회가치총괄본부를 신설하고 오정택 상무(CSVO)를 사회가치총괄 수장으로 앉혀 조직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는 하나금융의 글로벌 진출 및 투자유치 확대 전략과 함께한다. 앞서 김 회장은 2025년까지 "글로벌 50대 금융그룹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사업 선점이 필수적이다.

지난 7월 하나금융은 두산그룹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해상풍력발전, 수소연료전지, 모바일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투자를 약속했다. 1차적으로 하나은행에서 대출을 실시하는 한편 하나금융투자 등 비은행 계열사에서 뉴딜펀드를 조성해 실탄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앞서 하나은행은 내규에 따라 "건강‧환경을 위협하는 상품을 제조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 대한 여신을 제한해야 한다"며 오염물질 배출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간접적으로 제한해왔다. 이제는 보수적인 유동성위험 관리를 넘어 선제적으로 협력사 투자에까지 무게를 옮기고 있는 모습이다.

◆친환경 추구, 성공적인 'ESG채권' 발행으로 이어져

하나금융은 지난 2018년부터 환경경영시스템을 적용해 내부적으로도 에너지효율성을 높여왔다. 매년 온실가스 배출 감축계획을 수립‧이행하며 CDP(탄소배출량공개프로젝트),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통해 투명하게 정보들을 공개해왔다.

특히 올해 발간한 '2019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는 UN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연계해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 책임은행원칙(UNEP FI)을 실천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UNEP FI은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은행권이 추구해야 하는 기후 친화적 원칙이다.

ESG 경영에 대한 의지는 성공적인 ESG채권 발행으로 이어졌다. 올해 6~7월 하나은행이 발행한 사모방식 사회적채권은 1000만달러 규모다. 확보한 유동성을 활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을 실시하겠다는 목적이다. 작년에도 6946억원 가량의 그린‧소셜 부문 ESG채권을 발행했다. 하나금융은 항후에도 투자자다변화 및 조달금리 절감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지속적으로 ESG채권을 발행해 사회가치증대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른 계열사들 또한 개별적으로 친환경 프로젝트를 확보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친환경 부문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투는 연내 호주 콜럼불라 지역 태양광발전소 개발사업 실무사업에 이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까지 마무리하며 신재생 에너지 투자를 확대했다. 하나대체자산운용 또한 미국 태양광 선순위채권펀드를 발행하며 직‧간접투자를 활성화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하나금융은 휴머니티를 기반으로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진정성 있는 소통과 지속가능 전략을 통해 이익추구와 더불어 공동체라는 가치를 창출하겠다"며 "모두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을 실천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창업‧일자리 창출 등 선순환 사회가치 인프라에 '힘'

창업지원 프로그램도 꾸준히 이어간다. 하나금융은 최근 ‘하나 소셜벤처 아카데미’ 2기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고 5개 우수 스타트업을 선정했다. 사회적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제반을 마련해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복심이다.

상반기에는 ‘하나 파워 온 임팩트’와 ‘하나 파워 온 챌린지’ 사업으로 발달장애인, 청년, 전문경력을 보유한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창출을 지원했다. 하나은행은 원큐 애자일 랩(1Q Agile Lab)을 지속 운영해 창업을 위한 상생 생태계 조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아울러 핵심 경영원칙에 윤리·준법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윤리강령을 재개정하고 있다. 금융의 핵심이 ‘신뢰’라는 점에서 임직원 개개인이 주인의식을 갖고 고객중심의 기업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배경에서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5년 통합 KEB하나은행 출범을 기점으로 선포한 윤리강령 코드 원(Code One)을 시작으로, 2017년 핵심행동 원칙인 코어7(Core 7)을 제정·시행하는 한편 ‘인권선언문’을 발표했다.

2019년 금융권 최초로 준법 및 부패방지 경영시스템(ISO19600 & ISO37001) 국제 표준 인증을 동시에 획득해, 글로벌 수준으로 깐깐하게 적용한 내부 시스템 가동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대내외에 입증받기도 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앞으로도 일자리 창출, 미래인재양성, 웰빙문화 조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가치를 창출해나가고자 한다. 최근에는 지원공백으로 힘든 스포츠‧문화예술 사업에도 힘을 보탤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혁신기술을 연계하여 포용 금융을 실천할 수 있도록 크라우드 펀딩 기법을 도입한 플랫폼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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