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6개월이 지난 이태원 일대 상가는 임대인을 구한다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사진=김상준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6개월이 지난 이태원 일대 상가는 임대인을 구한다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사진=김상준 기자]

[서울와이어 김상준 기자] "죽지못해 살고 있어요. 차라리 취직이라도 하고 싶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네요"

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신발가게를 운영 중인 점주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여전히 힘들다"면서 이같이 호소했다. 

A씨는 "내가 이곳에서 32년간 장사를 했지만 올해가 최악이다"면서 "'이태원클럽발 코로나19'라고 언론에서 나오면서 신발을 사갔던 손님도 전화가 와 '나 괜찮은거냐'고 묻는 전화도 온 적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해 피해를 입은지 5개월이 지난 이태원 국제거리의 가게들은 대부분 문을 굳게 걸어 잠근지 오래다. 각종 SNS에서 2030세대 커플들에게 유명해져 코로나 이전 인산인해를 이루던 가게들 또한 '임대문의'라고 적힌 빛바랜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한 건물의 경우 건물 전체의 임대를 구한다는 현수막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이태원의 몰락'은 지난 2016년부터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인구유출이 가속화되더니 올해 5월께 이곳 일대 클럽에 다녀간 방문객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면서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일대 수퍼마켓 점주 B씨는 "이태원클럽에서 코로나확진자가 발생한 것과 8·15광복절 시위까지 겹치면서 더 안좋아졌다"며 "보증금 1000만원을 맡겼는데, 4개월치 월세가 밀려있는 상황이고 6개월 후엔 보증금을 모두 까먹는다"면서 허탈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 상가 임차인들 중에서도 앞으로 나가겠다는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용산공원 개발'로 인한 인구유입이 이곳 일대를 활성화시켜줄 것이란 희망을 가지는 한편 큰 기대감은 없다고 설명했다.

B씨는 "보증금을 다 날리고 나가야하는 상황에서 공원개방과 함께 명소로 자리잡는 것도 꽤 시간이 걸릴텐데"라면서 "그러기엔 내가 당장 아사직전이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국제거리에서는 20일 할로윈 축제 준비에 한창이었다. [사진=김상준 기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 국제거리에서는 20일 할로윈 축제 준비에 한창이었다. [사진=김상준 기자]

한편 이태원에서는 매년 할로윈 축제가 벌어져 외국인 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젊은세대가 축제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오는 31일에도 축제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주변 상가들은 축제 준비에 한창이었다. 철저한 방역 수칙 아래 행사를 진행해 침체된 지역 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에서 진행 중이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오는 31일 예정대로 3일간 진행될 것 같으며 상황대응반을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운영할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인들은 이에 대해 모두 반색을 표하고 있었다. 개인 커피 매장을 운영하는 60대 C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이렇게 됐는데"라며 "(할로윈 축제 이후) 확진자 발생하면 안되잖아"라고 언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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