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7조5073억원, 영업이익은 9021억원 기록 사상 최대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1위 지위 확보, 분사후 경쟁우위 더 강화

21~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인터배터리2020이 열렸다. 전시회 참가자들이 LG화학 부스에서 전지 소재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이태구 서울와이어 기자
21~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인터배터리2020이 열렸다. 전시회 참가자들이 LG화학 부스에서 전지 소재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이태구 서울와이어 기자

[서울와이어 채명석 기자] LG화학이 올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전지사업 분사 안건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12월 1일 출범하는 가칭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오는 2024년까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높은 한 자리수 수준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주주들의 동의를 요청했다.

장승세 LG화학 전지사업본부 경영전략총괄(전무)은 21일 회사의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1위 지위를 확보했으며 분사를 통해 시장 내 경쟁 우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LG화학은 올 3분기 전지 사업 부문에서 매출 3조1439억원, 영업이익 1688억원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분기 사상 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내년에는 매출 18조원 중후반, 영업이익률은 한자릿수 중반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 전무는 전지 부문의 분사는 “투자의 유연성과 지속적인 수익 동반 성장 달성을 위해 요구되는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위한 것”면서 ““분사 예정인 신설법인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약 150조원의 수주를 확보했다. 법인 신설 이후 중장기적으로 자동차, 소형,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 등 배터리 사업 전 영역과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글로벌 1등 지위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 20년간 축적한 화학 소재 공정기술 기반으로 배터리 핵심기술과 특허 보유, 장기간 배터리 개발과 양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할 것”이라며 “사업별 육성전략, 경쟁사와의 초격차 전략, 지속가능성 부분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업체 가운데 최초로 글로벌 4각 생산 체제를 구축해 올해 연산 120GWh의 생산능력을 2023년에는 260GWh 수준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소형 파우치 배터리는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프리미엄 기기에 주력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태양광 기술과 원가 개선으로 급격한 성장이 기대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앞서 분할로 인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향후 3년간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원 이상의 현금 배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액 주주들이 전지사업 분사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LG화학 물적 분할로 인한 피해를 막아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의결권 자문회사인 서스틴베스트가 반대를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이날 발표한 ‘2020년 LG화학 임시주주총회 안건 의견’에서 “국내 상장사의 경우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디스카운트'(할인)가 상당한 수준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컨콜에서 최근 문제가 된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 화재에 대한 입장도 내놓았다. 장 전무는 “현대차와 공동으로 원인을 규명중이며, 최선을 다해 원인 규명과 함께 책임있는 조치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아직 정확한 화재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충당금 비용 규모나 분담률을 공개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달 매출의 일정 부문을 충당금으로 쌓고 있고 상당한 금액이 확보돼 있다”며 리콜 비용에 대해 큰 문제가 없음을 시사했다.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상용화 시점도 공개했다.

장 전무는 “리튬황 전지는 2024∼2025년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는 2030년 정도나 돼야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2026∼2027년께 테스트할 수 있는 정도의 기술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 사업 부문별 매출 및 영업이익.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 사업 부문별 매출 및 영업이익.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은 이날 3분기 경영 실적 집계 결과 매출은 7조5073억원, 영업이익은 90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8%, 158.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LG화학이 거둔 분기별 실적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영업이익의 경우 약 10년(38분기)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3분기 실적 호조는 석유화학부문과 전지부문 모두 고르게 성장한 덕분이었다. 석유화학부문은 주요 제품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률(20.1%)을 기록했고, 전기부문은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늘면서 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석유화학부문은 매출 3조5836억원, 영업이익 7216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분기 최대인 20.1%를 기록했다. 회사측은 고부가가치합성수지(ABS), 폴리염화비닐(PVC), 니트릴라텍스(NBL) 등 주요 제품의 수요 호조, 원료가 약세 지속에 따른 스프레드 확대로 매출과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전지부문은 매출 3조1439억원, 영업이익 1688억원을 달성하면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유럽 주요 고객사의 신규 전기차 모델 출시와 원통형 전지 판매 증가, IT 제품 공급 확대 등이 실적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LG화학는 4분기에는 자동차 전지와 전기차용 원통형 전지 공급 확대로 매출 성장과 이익 증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첨단소재부문은 매출 9629억원, 영업이익은 59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디스플레이 패널 등 전방 시장 수요가 회복되면서 매출과 수익성 모두 좋아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생명과학부문은 매출 1721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했다. 계절성 독감 백신, 추출 시약 판매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다. 자회사인 팜한농은 1021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영업손실 96억원을 기록했다. 오는 4분기 생명과학은 에스테틱(필러) 등 수요 회복세가 예상되며, 팜한농은 테라도(제초제) 등 주요 제품 매출 확대로 연간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차동석 LG화학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3분기 실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도 연초부터 내부 효율성 제고, 현금 흐름 안정화, 미래를 위한 투자 지속 등 핵심 과제에 집중해 온 노력들이 성과를 거둔 것”이라며 “향후 매출 성장과 수익 확대 등 실적 개선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오는 30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분할 계획 승인을 안건으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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