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별세]오전 9시 원불교식으로 입관식 진행

26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취재진들이 몰려 있다.
26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취재진들이 몰려 있다.

[서울와이어 채명석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입관식이 26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원불교식으로 진행됐다.

입관식에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이 참석했다.

입관식이 시작하기 전 원불교 관계자들이 속속 빈소에 도착했고, 8시 55분쯤 입관식을 알리는 종소리가 외부로 울려 퍼졌다.

이건희 회장은 오랜 기간 종교에 투신한 독실한 신자였다. 장모인 신타원 김윤남 종사의 인도로 지난 1973년 입교해 ‘중산(重山)’이라는 법호와 ‘중덕(重德)’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1991년에는 원불교 재가 교도 중 최상위 법훈인 대호법(大護法)을 서훈했다. 대호법은 원불교 재가교도 가운데 공부와 사업에 큰 업적을 쌓은 교도에게 주는 법훈이다.

1991년 중앙중도훈련원을 희사(기증)해 현재까지 원불교 교도의 각종 교육과 훈련을 하는 도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중도훈련원은 중산 대호법과 아내인 도타원 홍라희 대호법의 중과 도를 딴것이다. 2011년엔 미국 뉴욕주에 있는 원다르마센터를 희사해 원불교 세계교화의 기반이 됐다.

유족은 전날 이 회장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외부 조문·조화를 사양한다고 밝혔으나, 정·재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제한적으로 조문을 받고 있다.

이날 첫 조문은 삼성 전·현직 고위 임원들이었다.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불렸던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오전 9시 19분쯤 첫 조문객으로 빈소를 찾았고, 15분여 후에는 김기남 삼성 부회장, 강인엽 사장, 진교영 사장 등 삼성 계열사 대표이사·사장단이 속속 빈소에 도착했다. 김기남 부회장은 빈소에 들어서며 취재진에게 “애통합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이 회장의 조카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이 회장과 오래 호흡을 맞췄던 권오현 삼성 고문도 차례로 빈소를 찾았다.

이날은 주요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그룹 총수와 경제단체장들은 장례식 조문은 사전에 시간을 조율하는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절차에 따라 붐비지 않도록 조문시간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라졌다.

앞서 전날에는 이 회장의 조카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시작으로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이재명 경기도 지사 등이 다녀갔다. 문재인 대통령도 노영민 비서실장과 이호승 경제수석을 보내 고인을 애도했다.

이 회장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지하 2층에 마련됐다. 장례는 4일장으로 발인은 28일 오전이다. 장지는 용인 선영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건희 회장 내외의 소속 교당은 원불교 서울교구는 유가족의 뜻을 따라 종교의식은 하지 않고, 서울교구청 한강교당 대각전에 분향소를 마련해 26일, 27일 오전 11시~저녁 8시까지 이틀간 조문을 받기로 했다.

고인의 넋을 기리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종교의식인 7‧7 천도재는 고인의 소속 교당인 서울 원남교당에서 매주 토요일에 진행하며, 11월 8일에는 원불교 재가출가 교도들이 모인 가운데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추도식을 열어 고인의 명복을 함께 축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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