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랑콤 '압솔뤼 루즈 드라마 마뜨', 메리케이 '매트 립스틱', 비디비치 '밀레니얼 매트 피버', 투쿨포스쿨 '글램락 허쉬 브라운'
(왼쪽부터) 랑콤 '압솔뤼 루즈 드라마 마뜨', 메리케이 '매트 립스틱', 비디비치 '밀레니얼 매트 피버', 투쿨포스쿨 '글램락 허쉬 브라운'

 

[서울와이어 최은지 기자] “코로나19 이후로 색조 화장품 살 일이 없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화장품 소비 형태도 바꿨다. 마스크착용이 일상화되면서, 대체적으로 색조 화장품 매출이 감소한 반면 피부관리를 위한 기초 화장품 판매량은 증가했다. 
 

△ 불황엔 잘 팔리던 립스틱, 코로나에는 어림없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 불황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로 활용되는 ‘립스틱 효과’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립스틱 판매량이 증가하는 현상으로,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소비가 크게 침체한 와중에도 립스틱 판매량은 오히려 늘어난 데서 생겨났다.

'립스틱 효과'는 경기가 어려울 때 옷이나 신발 등 값비싼 제품 대신 상대적으로 소비자 만족도가 높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립스틱을 구매해 ‘작은 사치’를 한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어왔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 상황에서는 맞지 않았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인 생활 속에서, 립 제품의 수요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사용하면 입이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립스틱 자국이 마스크에 번지는 등 불편함이 생겨나 립스틱 사용을 지양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화장을 일상적으로 하는 여성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90%가 마스크 착용 시 립스틱을 바르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라카 와일드 브로우 세이퍼 / 사진=라카 
라카 와일드 브로우 세이퍼 / 사진=라카 

△ ‘눈’과 '기초'에 집중하는 사람들

사람들은 립 제품 대신 마스크로 가려지지 않는 ‘눈 화장’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면서, 눈과 눈썹 부위를 강조하는 아이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7월25일~8월24일 기간 동안 H&B 스토어 랄라블라의 아이(eye) 제품 매출 구성비는 지난 1월 39.7% 대비 50.4%로 증가했다. 올리브영에서도 변화는 나타났다. 최근 한달(9월5일~10월4일)간 아이 메이크업 제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소비자 수요에 발맞춘 마케팅 전략과 함께 관련 제품을 발빠르게 선보이며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메이크업 브랜드 ‘라카(LAKA)’의 ‘와일드 브로우 세이퍼’는 지난 12일 정식 출시 이후 5일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라카는 해당 제품을 출시하기 전부터 이색 마스크 화보를 공개하는 등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는 전략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그 결과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어 완판 이후에도 주문이 상승, 추가 물량을 준비 중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메이크업 브랜드 ‘아워글래스’도 지난해 상반기 아이메이크업 제품과 립 제품의 비율이 각각 35대 65였던 점과 비교해 올해는 62대 28로 역전했다고 밝혔다. 아이 메이크업의 인기 제품 중 하나인 ‘1.5MM 메커니컬젤 아이라이너’의 모든 색상은 온라인에서 완판됐고, 화려한 글리터와 펄이 특징인 ‘스캐터드 라이트 글리터 아이섀도우’ 역시 일부 색상이 완판됐다. 

한편 피부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화장품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마스크가 일상이 되면서 고온 다습한 환경과 지속적인 마찰 등으로 피부가 예민해지고 트러블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피부 진정 기능성 기초 화장품 매출은 지난 2월부터 이달 12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30% 신장했다. 

이와 더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출시될 기초 제품에 대한 기대 수준도 높아졌다.

AHC의 ‘2020 대한민국 피부 건강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판단하는 좋은 세럼과 앰플은 '좋은 피부 컨디션(28%)'과 '피부 밀도와 탄력감(23%)'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으로,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느껴지는 피부 컨디션의 저하를 복구하고 싶은 바람을 담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개인의 피부 위생 및 스킨케어 니즈에도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며 “피부를 건강하게 지켜줄 수 있는 기초 제품을 찾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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