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한보라 기자] 카드사가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온라인 결제가 가파르게 증가하자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간 ‘페이전쟁’에서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종합 금융플랫폼 ‘KB 페이’(KB Pay)를 출시했다. 빅테크 기업이 선보인 기존 간편결제 플랫폼에 더해 송금‧환전 등 금융 서비스를 포괄해 소비자 편의를 놉혔다. 신용카드‧체크카드는 물론 KB국민은행 계좌, 해피머니 상품권, 국민카드 포인트까지 결제수단의 폭을 넓힌 데 이어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근거리무선통신(NFC), QR코드 등 결제 방식의 다양성도 보장했다. 

신한카드는 오는 12월부터 간편결제 서비스 ‘신한 페이판’(Pay FAN)을 모든 은행‧증권사 계좌와 연동한다. 마이페이먼트 시장 진입을 앞두고 신한 페이판을 개방형 금융플랫폼으로 확장해나가기 위해서다. 지난달에는 카드‧현금‧신분증 기능을 담은 ‘마이 월렛’을 출시해 플랫폼 범용성을 확장했다. 특히 신한 페이판 서비스는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휴대폰 인증만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카드는 물론 타사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가 없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NH농협카드는 지난 10월 간편결제 앱 ‘올원페이’의 부가 서비스를 강화했다. 우선 캘린더형 타임라인으로 일별 이용액과 이용 건수를 한눈에 확인 가능한 소비 통계 서비스를 추가했다. 올원페이 앱에서 자사 금융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누릴 수 있도록 선결제, 이용 한도 조회 및 변경, 자동납부 등 다양한 기능도 구현했다. 고객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트래픽 통계를 확인, 사전에 불편요인을 찾아내 지속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카드업계가 ‘○○페이’ 등 신규 서비스 저변을 넓혀가는 이유로는 빅테크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꼽힌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양호했지만 내년 중 정부가 수수료 적격비용을 재산정하겠다고 밝히는 등 위협요인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일평균 간편결제 이용금액(2139억원)과 이용건수(731만건)는 각각 전년 말 대비 12.1%, 8.0% 증가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결제구조에 있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사업자의 개입 및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결제시장 주도권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충성도 높은 고객의 확보 여부와 이를 바탕으로 한 사업 확장성 등이 주요 모니터링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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