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트럼프 대통령이 엔화 매수·달러 매도 부추겨


▲ 달러인덱스가 90 밑으로 떨어지며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엔화환율은 심리적 고비인 달러당 110엔선이 무너졌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달러 약세가 이어지며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가 초강세 장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적인 주가 강세로 투자자들이 리스크 선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트럼프 행정부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는 등 보호무역주의·미국제일주의를 강화하며 시장에서 달러 매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5일 유럽중앙은행(ECB)의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유로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달러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24일 오후 6시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63엔(0.57%) 하락한 달러당 109.68엔까지 떨어졌다. 달러당 엔화환율이 109엔대를 찍은 것은 지난해 9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엔화환율은 오전 중 가까스로 110엔대를 유지했지만 이내 하락폭을 키우며 12시를 앞두고 달러당 109엔대로 추락해 강세를 보였다.


달러환율은 달러인덱스가 90 밑으로 떨어지는 등 약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31% 하락한 89.91까지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ECB가 조기에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로가 강세를 보이며 달러가 팔리고, 이러한 움직임이 엔화환율에 파급돼 엔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심리적 고비인 달러당 110엔 선이 무너지며 엔화환율이 108엔까지 떨어지는 초강세 장이 나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미즈호은행은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일본과 미국 양쪽에 원인이 있다”며 “지난해 3월부터 달러당 108~115엔 수준을 보이는 엔화환율이 당분간 109~112엔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지난 23일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하루히코(黒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2%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해 완화적인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하며 조기완화 축소 전망을 부정한 것을 두고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행의 출구전략 관측이 사라지지 않았다”며 “25일 ECB회의 결과와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발언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트럼프 대통령이 올 가을 중간 선거를 앞두고 보호무역주의에 입각한 발언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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