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도화, 급변화 하면서 적응 못한 사람들 모두 겪어
글로벌 수면 보조 산업 연평균 5.1% 성장, 내년엔 92.6조원 달해
경동나비엔 등 업계, 수면 관련 기술 개발 및 제품 연이어 출시

경동나비엔이 KAIST와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새로운 숙면모드 기술을 적용한 나비엔 메이트 ‘EQM581’ 모델. 사진=경동나비엔 제공
경동나비엔이 KAIST와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새로운 숙면모드 기술을 적용한 나비엔 메이트 ‘EQM581’ 모델. 사진=경동나비엔 제공

[서울와이어 채명석 기자] 잠 못 드는 현대인들이 늘어가면서 슬립테크(sleep-tech)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경기연구원이 2018년 발표한 '경기도 수면산업 육성을 위한 실태조사 및 정책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통계청 조사 기준 대한민국 국민이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59분으로, 미국국립수면재단(NSF)의 권장 수면시간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4년 주요 18개국을 대상으로 평균 수면시간을 분석한 결과를 놓고 보면, OCED 평균 수면시간은 8시 22분인데 비해 한국은 7시간 49분에 그쳐 약 30분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1위인 프랑스(8시간 50분)와는 1시간여가 적었다.

한국은 수면장애 진료환자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도 야기하고 있다. 수면의 질이 나쁘거나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고혈압, 관상동맥, 당뇨 등의 질환을 일으키거나 병을 더욱 악화시킨다. 또한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을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출현한 것이 바로 수면산업, 즉 슬립테크다. 슬립테크는 ‘Sleep’과 ‘Technology’의 합성어로 IT기술을 이용해 숙면을 유도하거나 수면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서비스 또는 제품을 말한다. 보고서는 2016년 기준 글로벌 수면 보조산업은 약 663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했으며, 매년 평균 5.1%씩 성장해 2021년이면 약 849억달러(한화 약 92조6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에서도 한국수면산업협회가 결성되어 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 최근 면역력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질 좋은 숙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커짐에 따라 온수매트, 수면베개 등 슬립테크를 접목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경동나비엔, KAIST와 손잡고 新수면기술 개발

경동나비엔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와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보다 숙면을 유도하는 기능을 향상시킨 새로워진 ‘수면모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이불 속 몸에 닿는 온도를 소비자개개인의 수면 조건에 맞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탑재한 ‘EQM581’ 모델은 온수매트 가동 후 30분 동안 사용자가 포근하게 잠들 수 있도록 온도를 유지하고, 이후 깊은 숙면을 유도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온도를 낮춘다. 기상 1시간 전부터 온수매트 온도를 올려 개운한 기상 환경을 조성한다.

경동나비엔과 KAIST는 수면 내내 같은 온도로 설정된 온수매트를 사용할 때보다 수면모드를 활용했을 때 사용자의 수면 효율과 만족감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를 밝혀냈다. 실험에 따르면 수면모드를 사용, 잠이 들었을 때 신체 건강 회복과 성장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 ‘깊은 수면(Slow Wave Sleep)’ 시간이 약 3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꿈을 꾸는 단계로 알려진 ‘렘 수면(Rapid Eye Movement Sleep)’ 시간도 약 25% 늘어나 스트레스 완화 등 정신 건강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KAIST와 연구 협업을 통해 기능에 대한 공신력을 얻은 만큼 소비자 반응도 좋다”라며 “앞으로도 쾌적한 수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숙면가전 온수매트에 대한 연구를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닉스, 이산화탄소 농도, 향기 등으로 맞춤형 수면 환경 조성

헬스케어 스타트업 닉스는 지난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전시회 ‘슬립테크 2020’에서 수면 환경에 도움을 주는 ‘고슬립(gosleep)’을 선보였다.

고슬립은 이산화탄소의 졸음유발 효과 등을 이용해 수면을 돕는 수면가전제품이다.

사용자와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한 상태에서 사용자 지정 농도(1.5~2.5%)의 가스를 혼합하고 이를 15분간 사용자에게 분사하여 수면을 유도한다.

기체, 농도, 빛, 바람세기 등 다양한 기능을 커스터마이징 해 개인별 수면조건을 충족시키며,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젬LED, 멜라토닌 분비 촉진 취침등

젬LED는 ‘LED 꿀잠 수면유도등’을 선보였다. LED(발광다이오드) 칩의 파장을 이용해 멜라토닌의 분비를 촉진하는 신개념 취침등이다. 멜라토닌의 영역대가 480nm 부근인 점에 착안해 멜라토닌의 억제를 최소화하여 보다 안정적인 생체 리듬을 통해 수면을 유도할 수 있다.

해당 제품을 활용한 임상실험에서도 체내 멜라토닌 수치가 5%증가했으며, 수면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침실의 메인 조명으로도 활용할 수 있으며 집안 인테리어나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3가지 디자인으로 출시됐다.

업계 관계자는 “수면장애는 신체적‧심리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경우 가장 먼저 발생하는 질환”이라면서 “수면 보조 제품들은 이러한 소비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어 병원 치료와 함께 사용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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