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파이어·붉은 사막·TTO 등 신작 대거 공개
카카오게임즈·펄어비스·크래프톤 등 저변확대↑
장르 다양성 확보…국산 AAA게임 개발 기대

펄어비스는 12월 11일 신작 '붉은 사막'의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사진=펄어비스
펄어비스는 12월 11일 신작 '붉은 사막'의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사진=펄어비스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기존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장르를 벗어난 신작을 공개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의 행보는 국내 게임산업이 확률형 아이템 구매 과금 모델을 위한 모바일 RPG 장르 제작에 편중한다는 비판에 정면으로 맞설 뿐 아니라, 향후 게임산업의 장르 다양성 확보와 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카카오게임즈는 콘솔·PC 플랫폼 강화, 글로벌 진출을 위한 계약 등으로 글로벌 게임 배급사로서 저변을 넓힐 계획이며, 펄어비스와 크래프톤은 11일 열린 ‘더 게임어워드 2020’에서 장기 프로젝트로 개발 중인 신작 정보들을 공개했다.

◆ 모바일 중심 플랫폼 다변화
카카오게임즈는 14일 신작 PC 온라인 서바이벌 게임 ‘테라파이어’의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PC 플랫폼 라인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 ‘테라파이어’는 버려진 지구에서 생존에 필요한 아이템을 수집해 도구와 건물을 만들어 생존하는 게임이다. 개발을 맡은 리얼리티매직은 ‘러스트’나 ‘아크’ 등 기존 서바이벌 장르의 단점인 높은 진입장벽을 낮추고, 초심자와 숙련자 간의 괴리를 메우는 작업에 매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테라파이어’는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PC게임 라인업의 깊이를 한층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성공적인 서비스를 위해 양사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가 제공 중인 주요 PC 게임은 ‘검은사막’, ‘엘리온’, ‘패스오브엑자일’, ‘플레이어스언노운배틀그라운드’ 등이며, 올해 지스타에서 공개된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테라파이어’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올해 3분기 매출에서도 검은사막의 북미시장 흥행으로 견고한 PC 부문 매출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는 신작들로 PC 매출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사진=카카오게임즈

◆ 칼을 간 신작 공개에 기대감↑
펄어비스와 크래프톤은 11일 열린 ‘더 게임어워드 2020’에서 ‘붉은 사막’과 ‘썬더 티어 원’(TTO),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의 신작을 발표해 글로벌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개된 3종의 게임 모두 최소 3년 이상의 개발, 고유 개발 엔진 활용, 유명 외국 게임 개발자 영입 등으로 질을 높였다. 

펄어비스는 ‘붉은 사막’ 트레일러를 최초로 공개해 국내산 AAA게임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AAA게임은 대형개발사들이 높은 판매량을 기대하고 대량의 자본을 투입해 개발한 기대작을 일컫는 말이다. 펄어비스의 ‘붉은 사막’은 당초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개발 중이었으나, 오픈월드 액션 RPG로 개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유저들은 국내에서 해당 장르가 개발된다는 사실과 고유 개발엔진으로 개발된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에 큰 호응을 보냈다.

그동안 ‘블레스 언리쉬드’나 ‘베리드스타즈’처럼 장르별로 인기를 끈 국산 콘솔 게임이 있었지만 ‘위처’, ‘사이버펑크2077’처럼 블록버스터급으로 개발한 사례는 드물었다. 펄어비스의 자체 개발 엔진과 베테랑 개발인력이 투입된 ‘붉은 사막’은 장기간 공을 들인 만큼 국산 AAA게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크래프톤은 12월11일 열린 ‘더 게임어워드 2020’에서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은 12월11일 열린 ‘더 게임어워드 2020’에서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크래프톤

최근 스튜디오와 법인을 통합·정리하고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크래프톤은 ‘썬더 티어 원’과 ‘칼리스토 프로토콜’로 엘리온 출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해당 게임들은 각각 탑 다운 슈팅과 싱글 플레이 서바이벌 호러 장르를 표방하며 유저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썬더 티어 원’은 테러리스트 집단에 맞서 싸우는 정예 군사들을 이끌며 전략적 플레이를 펼치는 게임으로 ‘배틀그라운드’의 액션과 총 부문을 총괄하는 파벨 스몰레브스키의 개인프로젝트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콘솔과 PC 플랫폼으로 개발 중인 서바이벌 공포 게임으로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에 기반한 먼 미래의 이야기를 다룬다. 국내에서 흔치 않은 공포게임인데다가 '데드스페이스', '콜 오브 듀티'를 제작한 글렌 스코필드가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며 해당 장르를 즐기는 유저들의 관심이 쏠렸다. 글렌 스코필드는 비서럴 게임즈의 전 부사장이자, 슬레지해머의 공동 설립자로 지난해 말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떠나 크래프톤에 합류했다. 해당 게임은 2022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게임사들의 이러한 행보는 모바일 RPG 위주 개발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국내 게임 개발 흐름을 바꿀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국내 게임산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상승세를 탔지만, 수익성 확보에 치중한다는 일각의 비판도 이러한 게임이 성공한다면 불식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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