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풀리지 않을 때, 풀리지 않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을 때면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어록을 꺼내 읽는다. 같은 말이지만 현재의 상황에 맞닿았을 때 읽으면 새로운 영감을 떠 올리게 해준다.

지긋지긋한 2020년이 곧 마무리 된다. 잠시 동안 백수의 시간을 보내다 현 직장에 첫 출근한 2월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선언하며 언택트의 시작을 알렸다. 지금까지 재택근무를 하진 않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과 이후의 삶은 너무나 달랐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올해 대한민국 사회는 다양한 사태가 끊임없이 터졌다. 만약 아산이 지금 살아있었다면, 지나간 2020년을 어떻게 회고했을까. 그의 어록 중 올해에 어울리는 것을 아래에, 맞이할 2021년에 이야기 했음직한 말들은 신년에 소개하기로 한다.

“힘으로 정권은 잡아도 그 힘으로 국민을 잘 살게 할 수는 없다.”

“자신들의 인기나 표를 염두에 두고 법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국민을 탄압하기 위해 만든 법만 악법이 아니다. 국가에 해를 끼치는 법은 모두 악법이다.”

“한 가정, 한 기업, 한 국가의 위기 극복, 또는 일대 약진의 계기를 만드는 것은 평범한 기업가, 평범한 국가 지도자에게는 기대하기 어렵다.”

“경제가 더 큰 보폭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기업이 커지는 것은 부의 편재니, 균형 경제니 하면서 싫어한다. 이 모순된 주장에 나는 반대한다.”

“자기들의 할 일은 젖혀두고 실물경제 일선에까지 개입해서 유도를 넘어 주도까지 하는 ‘관 주도 경제’는 경제의 효율성으로도 반드시 지양되어야 한다.”

“기업가는 이익을 남겨 소득과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지 국가를 위해, 또는 사회를 위해 거저 돈을 퍼넣는 자선 사업가는 아니다. 기업가들이 사회에 주는 기업의 열매는 소득과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면 된다.”

“민간 주도형 경제란 정부의 할 일을 민간이 빼앗겠다는 것도, 민간이 하는 일에 정부가 전혀 관여하지 말라는 뜻도 아니다. 다만 민간이 할 일에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 간섭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법만 일방적으로 강요되면 기업의 창의와 능률은 크게 저하될 유려가 있고, 반대로 공공성이 소홀히 다루어지면 개인 이익만 지나치게 강조되어 사회 통합에 균열을 가져와 종국에는 최대 다수의 불이익을 초래하게 된다.”

“우리는 통제된 경직성 위의 안정이 아닌 자율과 유연성과 시장 원리에 입각한 안정을 지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가 은행 여신을 관리해서는 신용사회 건설은 되지 않는다. 은행 여신은 은행에 대한 모든 민간 기업들의 신용인데 그 민간의 신용을 정부가 관리한다는 것 자체가 발전 저해의 중요한 원인이다.”

“나는 정부 엘리트의 기획과 민간의 신선하고 창의적인 개성을 잘 조화시키면 정부 발전과 함께 행정의 능률도 올리면서 균등한 지역 발전과 풍요로운 사회 건설이라는 우리의 최종 목표를 보다 쉽게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강력한 정부를 원하고, 그 강력한 정부가 공명정대하기를 원한다.”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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