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모바일 쇼핑 거래액 증가...패션 업계, 사업 방향성 재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비대면' 서비스는 두각 나타낼 것

패션업계가 온라인, 비대면 강화에 나섰다. 사진=서울와이어 김용지 기자 
패션업계가 온라인, 비대면 강화에 나섰다. 사진=서울와이어 김용지 기자 

[서울와이어 최은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패션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 이들은 올해 비대면이 가능한 온라인 전환으로 경영난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패션 대기업은 둔화된 성장세를 기록하거나 적자 전환하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거리두기 조정으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외부 활동이 감소, 전반적인 의류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먼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했다. 매출은 1조3279억원으로 7% 줄었으며, 당기 순이익은 508억원으로 32% 감소했다.

현대백화점그룹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0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다만 온라인몰 ‘더한섬닷컴’의 호조로 오프라인 부진을 일부 상쇄해 4분기에는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패션 공룡’으로 불리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최근 빈폴스포츠 사업을 정리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과감히 사업을 정리한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코로나19에 큰 타격을 받아 지난해 3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4년만에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8% 감소한 1조5450억원이다. 

◆ 패션업계, ‘온라인ㆍ모바일’로 사업 방향성 재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61조123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1%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거래액 기록을 경신했다. 전체 거래 규모 가운데 모바일 쇼핑 거래액 비중은 67.4%로 108조6883억원으로, 국내에서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100조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패션 전문 온라인 몰 무신사는 지난해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 매출이 역대 최대인 1100억원을 기록해 2019년 대비 76% 성장했다. 고전하는 패션 전통 대기업과 다른 성적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 단일 유통 판매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난해 유례없는 위기를 경험한 패션업계는 올해 자사몰을 강화하는 등 온라인·모바일 위주로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에서 온라인 쇼핑몰로 판매 채널을 확대함으로써 실적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의 모바일 화면을 새롭게 단장하고 ‘모바일 퍼스트’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 리뉴얼의 가장 큰 특징은 모바일 화면에서 단번에 원하는 분야로 이동할 수 있도록 7개의 전문관을 만들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급성장 중인 럭셔리와 골프를 분리해 별도의 전문관을 만들었다.

한섬은 온라인 사업 확대를 위해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스마트온(Smart-On) 센터’를 설립한다. 최적화된 온라인 물류 시스템을 확립함으로써 e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022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스마트온 센터는 12개층과 1만4천518㎡규모로 더한섬닷컴과 H패션몰 등 한섬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에서 주문된 물량의 물류를 전담하게 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빈폴액세서리’를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하는 등 온라인 중심으로의 체제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된 빈폴액세서리는 주 소비층인 20~30대 취향에 맞춰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고 상품 가격을 기존 대비 75% 수준으로 내려 판매된다. 

 

럭키마르쉐 럭키 고 스마일 마켓. 사진=코오롱몰
럭키마르쉐 럭키 고 스마일 마켓. 사진=코오롱몰

◆ 비대면 서비스의 확장, ‘영상통화’로 옷을 고르는 시대
패션업계는 온라인 사업의 확대뿐만 아니라 언택트 시대에 맞춰 비대면 중심의 다양한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언택트 소비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코로나 맞춤 소비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수트서플라이는 최근 고객과 ‘영상통화’를 시작했다. 고객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매장에 방문하기 전, 영상 통화를 통해 원하는 상품과 사이즈를 미리 선택할 수 있는 ‘라이브 스타일링’ 서비스다.

영상통화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원단과 컬러, 스타일 등을 실시간으로 제안하고 매장에 도착하면 지정된 피팅룸에서 준비된 상품을 입어보며 빠른 구매 의사결정을 가능케 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자사의 코오롱몰 공식 사이트에서 VR 마켓을 오픈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유니섹스 영 캐주얼 브랜드 ‘럭키마르쉐’는 가상현실을 접목한 VR 마켓 ‘럭키 고 스마일 마켓(LUCKY GO SMILE MARKET)’을 선보이고 있다.

‘럭키 고 스마일 마켓’은 360도 VR을 활용해 스타필드 코엑스몰점에 위치한 럭키마르쉐 매장을 그대로 구현해 매장에 가지 않아도 럭키마르쉐의 옷을 체험해보고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스마트학생복이 만든 프리미엄 유치원복 브랜드 리틀스마트는 비대면으로 아이들의 원복 사이즈를 맞출 수 있는 ‘비대면 채촌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했다. ‘비대면 채촌 시스템’은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원복 사이즈를 맞출 수 있도록 리틀스마트가 원복 최초로 도입한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솔루션이다.

키, 몸무게, 허리둘레 등을 입력하면 개별 사이즈를 기반으로 아이에게 꼭 맞는 최적의 사이즈를 추천받을 수 있으며 웹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간단히 이용 가능하다.

한편 비대면 소비환경으로의 변화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비대면의 편리함은 꽤 오래전부터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왔으며, 코로나19는 이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아마존은 지난 2017년부터 돈을 내지 않고 3~15개의 옷을 한꺼번에 주문한 뒤 집에서 실제로 입어보고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 구매할 수 있는 ‘프라임 워드로브’를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고객이 주문한 물품을 보낼 때 아마존이 ‘반송 라벨’이 붙은 상자도 함께 보내 고객이 사지 않을 물품을 쉽게 반송할 수 있으며, 고객들은 7일 이내에 반송되지 않은 물품에 대해서만 값을 지불하면 된다. 이는 파격적인 서비스로 충성도 높은 소비자를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는 언택트 비즈니스와 서비스는 소비자의 관심과 요구에 신속하게 맞물려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기적 혁신추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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