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철 경영학 박사

사람들이 각기 하나의 섬이 되어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누군가를 만나기도 두려워졌고, 오후 9시 이후엔 마땅히 갈 곳도 없어졌다. 이로인해 사람들의 외식행태 역시 바뀌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람들에게 ‘퇴근-외식-귀가’가 아닌 ‘퇴근-귀가-외식’로 외식 소비행태를 바꿔놨다. 이런 소비행태는 동네상권에 있는 맛집과 노포 등에서 생활형 외식을 즐기는 경향을 나타냈는데, 동네 상권 식당들에게 지금의 시기는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온 것이다. 

코로나가 덮친 지난 1년이 불러온 소비의 변화 중 하나가 동네 상권의 부상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액센추어가 한국을 포함한 각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 56%가 ‘동네 상점'을 전보다 더 많이 이용한다고 했다. 이들 가운데 79%는 “코로나 이후에도 동네 상점을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재택근무가 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장거리 이동은 줄면서 나타난 소비의 ‘지역화’ 현상이다. 이를 뒷받침 할 조사 자료도 존재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표적 도심 상권인 명동·홍대입구·이태원·신촌의 지하철 이용자는 전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이들 지역 상점 매출도 큰 타격을 받았다. 신한은행 빅데이터 연구소가 지난해 하반기 서울 지역 제과점의 신용·체크카드 거래를 분석한 결과, 시청(-34.3), 을지로 입구(-19.3%), 서초동(-17.2%), 여의도(-16.3%) 등 상업·업무 지역의 결제 건수는 급감했다. 반면 북가좌동(23.6%), 상계동(21.0%), 도곡동 (11.6%), 북아현(10.2%) 같은 주거 지역은 결제 건수가 오히려 늘었다.

동네상권을 위한 정부와 지역사회, 기업들의 노력도 계속 잇따르고 있다. 정부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발행해 동네 상권 소비 촉진을 독려했고, 요기요, 당근마켓, 띵동 등의 어플은 동네 맛집 찾기 이벤트를 주기적으로 펼치고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기초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동네슈퍼가 비대면‧디지털 유통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올해 800개 스마트슈퍼를 육성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마트슈퍼 육성사업은 동네슈퍼에 출입인증장치, 무인 계산대 등 무인 운영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도입해 소상공인이 야간시간에 추가 매출을 올리고 노동시간을 단축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0년에 5개 동네슈퍼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운영한 결과 스마트슈퍼는 점주가 퇴근 후에도 무인으로 운영이 가능해 매출이 증가하는 등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기부는 시범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본격적으로 전국에 800개의 스마트슈퍼를 육성하는데 동네슈퍼가 골목상권을 대표하는 업종인 점을 고려해 지자체와 협업을 통해 지역의 상권 특성에 맞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그렇다면 동네상권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동네사장님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평판관리를 통해 손님들에게 거부감이 들지 않게 하는 것이 첫째이고, 서비스 마인드를 장착해 그들이 다시금 찾아 올 수 있는 여운을 줘야 할 것이다. 또한 배달, 포장 서비스의 강화로 사고 싶고 먹고 싶은 맛집이 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 이후 여유가 되면 지역사회에 어떻게 공헌 할 것인가도 고려한다면 멋있고 장사 잘 하는 동네 상권 사장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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