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모바일 앱 사업자 간담회
정부, 고충 해결 약속…분야별 문제 산적
시장 변화 대비 느린 대응 지적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국내 앱 마켓 사업자, OTT, 게임 등 콘텐츠 개발사 등을 초청해 국내 모바일 앱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국내 앱 마켓 사업자, OTT, 게임 등 콘텐츠 개발사 등을 초청해 국내 모바일 앱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모바일 앱 시장의 성장 속도를 정부가 따라잡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당 분야와 연관된 기업들이 급성장했지만, 정책적 논의 부족과 규제 완화 등의 문제로 해외 기업에게 시장을 잠식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OTT, 게임, 앱마켓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고충을 토로, 대응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빠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규제 완화와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국내 앱 마켓 사업자, OTT, 게임 등 콘텐츠 개발사 등을 초청해 국내 모바일 앱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 웨이브‧티빙‧왓챠 등 국내 OTT 배급사, 원스토어, 갤럭시 스토어 등 앱 마켓 사업자, 지니뮤직‧플로 등 음악 콘텐츠 사업자들이 이날 간담회에 참석, 해외 기업들과의 격차를 줄일 방안을 공유했다.

앱 시장은 대부분의 분야에서 해외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으나 자력으로 선두주자들을 앞지르기 힘든 만큼, 정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모바일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국내 앱의 시장점유율은 구글플레이스토어 71.2%, 원스토어 18.3%, 애플앱스토어 10.5% 등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 T스토어, KT 올레마켓, LG유플러스 U+스토어, 네이버 앱스토어가 원스토어로 통합됐으며, 3월에는 KT와 LG유플러스가 원스토어에 총 260억원을 투자해 힘을 실어준 바 있다.

게임의 경우 중국 판호 발급 문제로 시장 수출에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문화 특성 상 가장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중국시장이지만, 판호 발급 제한을 걸고 국내 게임의 진출을 막고 자국 게임들을 국내로 수출하는 상황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해외시장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선전부가 4월부터 게임 심사채점제를 도입, 관념 지향 항목을 넣어 사회주의와 중화 우수 사상을 채점기준으로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 이후 한한령으로 인해 판호발급이 4년 이상 막혔던 것을 감안하면, 게임사들이 중국 관련 게임 버전을 따로 제작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OTT 시장은 넷플릭스의 시장 독점 상황 지속과 디즈니플러스의 시장 진입 예고로 국내 업체들의 설자리가 부족해지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KT와 유플러스를 두고 서비스 제공처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체 앱을 통한 서비스도 고려 중이다. 해당 서비스는 올해 3분기 이후에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다.

국내 OTT는 국내 콘텐츠 독점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으로 위기를 타파하려 하지만, 최근 한국음악저작권협회과 음악저작권 갈등을 빚으면서 내부적으로도 정리가 필요한 상태다.

음저협은 일괄적인 2.5%의 저작권 징수 개정안을 제시, 업체들은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를 구성해 콘텐츠 공급자(CP)의 목소리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음악 플랫폼은 다른 앱 사업자들보다 여건이 낫지만, 최근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로 시장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직 멜론과 플로 등 국내 플랫폼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2월 시장에 진입한 스포티파이는 공격적인 인수 작업으로 시장 비중을 높이는 상태다. 

이날 간담회에서 과기부 측은 각 시장들의 해외 기업 잠식, 해외 진출 난항 등의 현안을 듣고 해결방안 검토를 약속했다.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분야별 지원 방안 실행 여부를 따지고 “정부가 디지털 뉴딜을 통해 우리 경제‧사회 전반을 디지털로 전환해 나가는 가운데, 모바일 앱 생태계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금번 간담회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과기부의 대응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전에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서 진행하는 지원이 효과를 보기 전에 피해를 최소화할 추가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당장 중국 판호 발급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데 해결 방법이 보이지도 않고 있으며, 신사업으로 부상할 여지가 있는 블록체인 관련 게임 규제도 해결에 난항을 겪는만큼 추가적인 규제 완화 방안, 시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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