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공연서 연주자 주목 못 받는 것 아쉬워
K-팝서 밴드로 성공하려면 강한 임팩트 필수
정모가 주목하는 밴드는 '새소년'과 '잔나비'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밴드 연주자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정모가 ‘노래’를 선택한 이유도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것이었다. 정모는 기타와 노래를 통해 팬들에게 그의 이야기를 전하기 시작했다.

가수 정모는 한국에서 손꼽히는 기타리스트이기도 하다. 사진=PA 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정모는 한국에서 손꼽히는 기타리스트이기도 하다. 사진=PA 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요 프로그램에 밴드가 출연하면 카메라와 팬들의 시선이 보컬리스트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요. 오랜 시간 밴드 연주자로 활동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이건 정말 한국의 고질적인 아쉬움인 것 같아요. 기타리스트가 연주할 때는 풀샷이 아닌 연주하는 손 중심으로 클로즈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라고 해서 마이크를 클로즈업 하지는 않잖아요.

“엄마 나 가수 할래!”라거나 “춤을 추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을 때는 TV에 보이는 누군가가 멋지게 비쳤기 때문일 거예요. 저도 한때 그랬고요. 하지만 밴드 연주자가 TV를 통해 누군가에게 존재감이 읽히는 것은 힘들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요. 연주자는 멋지게 비치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애초에 비치는 비중이 작으니까요.

해외의 밴드 연주 공연을 보면 한국의 밴드 연주 공연과는 극과 극이지요. 해외에서는 연주를 보여준다면 한국은 악기를 보여준달까요? 처음부터 ‘Rock&Roll!!’을 외치며 태어나는 사람은 없듯 누군가에겐 꿈이 되고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밴드 연주자들이 고루고루 비춰주었으면 합니다.

-오늘날은 제4세대 아이돌 세대로 수많은 걸그룹과 보이그룹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셀 수 없는 많은 연습생이 제2의 BTS를 꿈꾸며 데뷔할 날만 고대하는데요. 트랙스 같은 밴드그룹은 더 양성되기 힘들까요?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기 때문에 밴드가 나올 거라고 생각은 해요. 지금은 ‘걸그룹’· ‘보이그룹’과 같은 그룹 가수에 대한 인식이 사회에서 완전히 자리 잡고 많이 데뷔하고 있지만 제가 데뷔했던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그룹이 이렇게 많이 나올 거라고 예상했던 제작자는 드물었습니다. 당시 있었던 그룹의 인기에 대해서도 ‘이 또한 잠깐의 유행이고 지나가겠지’라 생각했지만 2021년까지 이어져 왔어요.

우리나라 가요계는 ‘K-POP’으로 양산되었고 우리나라 팬들과 글로벌 팬들에게 ‘K-POP’은 ‘걸그룹’·‘보이그룹’으로 인식이 자리잡힌 상태입니다. 이렇게 될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을 하지 못했듯이 밴드에 대해서도 아무도 예상을 하고 있지 못하리라 생각을 하고 있어요. 다만, 과거 트랙스와 같은 밴드가 데뷔해 성공하려면 지금의 걸그룹과 보이그룹이 가진 것에 훨씬 더 강한 임팩트를 지녀야 가능할 거라 생각해요.

지금 제2의 BTS를 꿈꾸며 연습하고 있는 수많은 연습생을 보면 내일 당장 데뷔해도 이상할 것 없는 실력자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K-POP 기반이 단단하고 경쟁력도 높다는 의미일 거예요. 밴드의 경우 제작자들이 숨어있는 원석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연주자들이 실력을 갈고닦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해외에서도 꾸준히 새 밴드가 데뷔하고 발매가 이뤄지듯 우리나라 연습생들의 가능성도 무한함을 봅니다.

정모는 밴드 연주자가 주목 받지 못하는 아쉬움을 표했다. 사진=PA 엔터테인먼트.
정모는 밴드 연주자가 주목 받지 못하는 아쉬움을 표했다. 사진=PA 엔터테인먼트.

-인디밴드를 포함해 눈여겨보는 후배 밴드가 있나요? 밴드의 명맥을 이어가는 후배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세대교체가 됐다고 해도 밴드는 언제나 찾기 어려워요. 제가 주목하는 후배 밴드는 2017년 데뷔한 인디밴드 ‘새소년’입니다. (새소년의 기타리스트 황소윤은 2019년 `놀면 뭐하니? ' 유플래쉬에 출연하여 유재석의 드럼 독주회에서 한상원과 협주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 편집자 주) 그리고 인디밴드가 아닌 방송활동을 하는 밴드 중에는 ‘잔나비’가 가장 눈에 띄어요.

밴드의 명맥을 이어주는 후배들 보면 정말 기특하고 고마워요. 더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고요. 과거에 팽배했던 ‘힙합은 안돼’라는 인식을 깼잖아요. 지금 힙합이 너무 인기 많듯, ‘밴드는 안돼’라는 인식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해요. ‘한국에서는 밴드가 안 된다’라는 말은 그 누구도 단정 지으면 안되고 유행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예상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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