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활동을 하든 '가수'로서 자존심과 사명감 지녀야
신곡이 힐링과 위로가 필요할 때 떠오르는 노래가 되길
'참 잘살았다'라고 후회하지 않으면 웃을 수 있을 것 같아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경계성 없이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활동함은 좋은 일이지만 본연의 본분과 정체성을 잃는 것은 안될 일이라고 강조하는 정모. 어떤 활동을 하든 그가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은 마지막 모습은 ‘가수’이다.

-가수지만 활동영역을 구축하는 데 있어 더는 가수라는 직업상 한계를 두기가 모호한데요.

연예계에 영화, 연기, 가수, 예능, 희극 등 여러 경로로 입문했지만 한 분야에 머물지 않고 여러 가지를 소화할 수 있는 인물을 ‘만능엔터테이너’라고 부르죠. 그런데 이를테면 유희열 선배가 몇 년간 앨범을 내지 않으면서 오직 MC로 활동하며 예능에 얼굴을 비추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지만 모두는 그분이 ‘가수’라는 걸 알고 있잖아요.

현재는 저도 멜로디가 떠오를 때마다 곡을 쓰는 만큼 윤종신 선배님처럼 다달이 음원을 발매할 수도 있고 몇 달에 한 번씩 낼 수도 있고 혹은 몇 년에 한 번씩 음반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DJ, 예능 등 지금 하는 것에 발을 점차 벌려서 더욱 다양한 방송에 되도록 많이 출연해 팬들과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해요. 그러나 어떤 활동을 얼마나 활발히 하든 ‘가수’로서 자존심과 사명감은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모의 신곡 '끝이 좋으면 다 좋아(Happy Ending)'의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 사진=PA 엔터테인먼트 제공
정모의 신곡 '끝이 좋으면 다 좋아(Happy Ending)'의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 사진=PA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신곡 발매를 통해 목표하는 것이 있나요?

앞서 소개한 곡의 의미가 깊기에 되도록 많은 분이 곡을 들어봐 주시면 좋겠어요. ‘이 음악 너무 좋더라’, ‘요즘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다녀’라는 반응을 듣고 싶어요. 여름이 되면 ‘쿨’ 노래, 봄이 되면 장범준의 ‘벚꽃 엔딩’ 등 시대와 공간에 맞춰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노래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오늘 정말 지치고 힘든데 정모 노래 들어야겠다’라고 힐링과 위로가 필요할 때 떠오르는 노래로 알려지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끝이 좋으면 다 좋아` 곡의 가사 내용처럼 미래에 그리는 `저 길 끝에서 마주하게 될 Ending`과 `그때 그날 웃게 될 내 모습`은 어떤 것인가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저도 모르기 때문에 가사를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역설적으로 저는 살아가는 데 있어 그 어떤 것의 ‘엔딩’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제가 목표한 어떤 일을 이뤘다고 가정해볼게요. 그럼 ‘우와!! 끝났다!!’ 환호하며 축배를 들고나면 끝일까요? 또 다른 시작이 기다리고 있죠. 그렇기에 어떤 의미에서는 삶에서 ‘끝’이란 죽음 외에는 절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가사를 쓰며 의미한 ‘저길 끝’은 그저 막연함이었어요. 모든 이가 생각하는 끝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분도 생각했을 때 가사의 ‘엔딩’이란 현재 가진 목표의 엔딩, 20대의 엔딩이 될 수도 있고, 취준생에게는 취직이 엔딩일 수 있고요.

일희일비했던 시절도 있었어요. 20대 때는 초조하고 조급했던 순간도 있었고요. 그 시절의 모든 걸 가사에 녹였어요. ‘나는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내겐 노력한 만큼 주어지지 않지?’, ‘남들은 나를 앞질러서 가고 있는데 왜 나는 제자리에 서 있지?’라는 생각에 어쩔 줄 몰랐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정말 큰 우주의 지구라는 행성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5천만의 인구 중 한 명이라는 생각을 하고 나니 아등바등 사는 게 허탈하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예전에 제가 쓴 가사지만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 있어요. ‘주저앉아 눈물 흘리고 싶어질 땐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울어버리면 돼’라는 가사인데요. 어릴 때도 그렇고 누군가 울고 있으면 ‘울지마 울지마’ 하면서 토닥이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하지만 울고 싶은데 어떻게 안 우나요. 슬픈데 어떻게 눈물이 안나고...

특히 우리 문화가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라는 말씀을 너무 공경하면서 슬픔 같은 감정을 숨기고 참아내는 경향이 큰 것 같아요. 울었다면 다음날엔 웃을 수 있고, 후회도 없고. 저는 그렇기에 지인들이나 후배들이 제게 와서 힘들다며 하소연할 때면 ‘이럴 땐 힘든 게 당연하다 힘들어해라. 그러다 보면 어느 날 괜찮아진 자신을 발견할 거다’라고 말해줘요.

어느 선배가 제가 해준 말이 있어요. ‘성공과 실패 여부에 있어 그것은 자신만이 아는 것이지 제3자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 수는 없다’라고요. 정말 공감하는 말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하루하루가 지나 언젠가 제 삶을 돌아봤을 때 ‘나 참 잘살았다’라고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면 웃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 14일 '쌩수다'에 함께 출연한 노바소닉과. 정모는 노바소닉의 22주년 기념 앨범에 기타리스트로 참가했다. 사진=네이버 NOW. '쌩수다' 방송 캡처
지난 14일 '쌩수다'에 함께 출연한 노바소닉과. 정모는 노바소닉의 22주년 기념 앨범에 기타리스트로 참가했다. 사진=네이버 NOW. '쌩수다' 방송 캡처

-정모의 인터뷰 연재를 마치며....

포기하고 싶은 수많은 순간이 있었지만 정모는 매일 매일 정성으로 가득한 삶을 살았다. 오늘날 많은 이는 그의 노래를 들으며 희망을 얻는다. 정모가 ‘저 길의 끝’에서 ‘그때 그날’ 가장 환하고 아름답게 웃을 수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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