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놓고 여야의 대립으로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 선포 카드를 꺼냈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국방예산을 장벽건설에 사용하기 위해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여야 최고위원 회의가 결렬된 후 5일에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이 셧다운 해소를 위해 상하원 지도부와 협의했지만 합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생산적인 대화가 있었다”고 트윗한 후 다음달 오전 기자회견에서는 장벽을 ‘콘크리트’가 아닌 ‘강철’로 만드는 방안을 제시하며 민주당에게 일정 부분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저편이 보이지 않는) 콘크리트보다 (철제 장벽은) 눈에 띄지 않지만 강력하다”며 “콘크리트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강철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는 이미 철제 장벽이 있지만 높이가 2~3m에 불과해 불법이민자들이 쉽게 넘을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하지만 오후 기자회견에서는 “국경장벽 건설비용 확보를 위해 향후 2~3일 동향에 따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엄포했다.

 

이와 관련 애덤 시프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면서 “이번 요구에 응할 경우 앞으로 문제가 생기면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셧다운을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 지도부의 협상이 평행선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이어진 미 연방정부는 역대 3번째로 긴 셧다운을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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