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택 IBK 본부장 "클라우드·블록체인, 뉴딜 2.0 핵심산업 부상"
김수진 미래에셋 "코로나19 여파로 각 산업별 기술 발전 빨라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국내 산업계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비대면 방침과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시스템 도입으로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정부도 이에 맞춰 5대 신성장산업을 통한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정부의 5가지 분야에 대한 육성계획과 관련 기업을 차례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지난 14일 정부의 ‘한국판 뉴딜 2.0’ 정책 확정에 따라 신성장산업으로 언급된 5대 산업이 주목받는다. 누적 총사업비가 기존보다 60조원가량 확대되면서 관련 산업에 대해 투자자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서울와이어는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과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등 투자전문가에게 관련 산업에 대한 전망과 견해를 물었다.

(왼쪽부터)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사진=IBK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제공
(왼쪽부터)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사진=IBK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제공

◆정용택 “핵심과제 간 직간접적 연결로 융복합을 이끌 것”

정 본부장은 정부의 5대 신성장산업과 관련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특히 클라우드와 블록체인을 ‘정부의 뉴딜 2.0 핵심 산업’으로 꼽았다.

우선 정 본부장은 클라우드에 대해 “정부가 추진중인 디지털 뉴딜의 대부분의 핵심과제가 직간접적으로 클라우드 시장과 연결됐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클라우드 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시장조사 및 컨설팅 회사 가트너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세계 클라우드 시장규모는 약 355조원(3069억달러) 수준이며 내년도엔 420조원(3641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 본부장은 “세계 시장에 비해 국내 클라우드 규모는 올해 2조7818억원으로 아직 시작단계이지만, 내년 3조2238억원으로 늘려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코로나19로 재택근무, 게임, 영상, 음악 등 수많은 일상 서비스들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 정 본부장은 “일상뿐만 아니라 디지털트윈, 스마트 팩토리 등 다양한 산업체 및 공공기관에서 클라우드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국내 클라우드 산업은 정부의 디지털 뉴딜 산업을 기반으로 민간, 공공업체의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산업 간 융복합을 이끌어내는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한 블록체인에 대해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등 전 세계 선진국들이 기술정책 활성화를 통해 시장확보에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블록체인 시장규모는 2019년 846억원에서 지난해 136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2206억원으로 추정된다. 내년 시장규모는 3562억원으로 올해보다 1.6배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정 본부장은 “블록체인은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전자계약서 관리, 청산결제, 식품원산지 추적 등 다양한 기술에 적용 중”이라며 “국내 블록체인 산업은 현재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며 다양한 산업과 융복합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가 팬데믹 이후에도 장기화되며 비대면 경제의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지능형 로봇 수요가 증가하고 비대면 및 디지털 등 스마트 헬스케어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 

정 본부장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소득수준 상승, AI 기술 발전, 인구감소, 5G 기반으로 제조·서비스 현장의 비대면화 및 디지털화 추진 등에 따라 지능형 로봇산업은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메타버스 산업은 시간과 공간적 제약을 스마트폰으로 극복하고 콘텐츠 소비뿐만 아니라 생산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여기에 최근 언급되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가상현실의 연장선에 있지만, 생산수단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4차산업 혁명으로 인해 감소하는 현실의 일자리 대신 메타버스 내 무형의 제품과 서비스를 활용한 새로운 직업이 급증할 것”이라며 “국내 메타버스 산업은 확장현실(XR) 디바이스 효율화와 클라우딩 기술의 발전에 맞춰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 2.0 사진=픽사베이
 정부가 ‘한국판 뉴딜 2.0’ 정책 확정에 따라 신성장산업으로 언급된 클라우드, 블록체인, 인공지능, 헬스케어, 메타버스 등 5대 산업이 주목받는다. 사진=픽사베이

◆김수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술 발전 빨라져”

김 연구원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은,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IT 인프라의 아키텍쳐가 각자 구비하는 내부 서버가 아닌, 외부의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 “클라우드 컴퓨팅은 현재 레거시 아키텍쳐를 보안하는 장치들(비용·효율성·속도·컴퓨팅 성능 등)이 많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으로의 변화는 기업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예상보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서비스 사용을 우리가 빠르게 경험하게 됐다. 그 이점을 알게된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 빨리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이에 세계 최대 스위치·라우팅 기업 시스코의 신규 수주가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아시아지역에서 전년대비로 지난 1분기 30%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이는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률이 낮았던 아시아지역에서 코로나19 이후 디지털화가 더 가속화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IDC는 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IT 지출 성장률이 4.9%를 기록하고, 2024년에 1150조원(1조달러)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로봇의 성능 및 사용처를 빠르게 확대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으며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보다,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의 등장이 기대되는 서비스용 로봇이 유망하다”며 “이에 따라 사물인식·추적, 음성인식, 자동주행·비행 등 소프트웨어적 기능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청소용로봇, 수술용로봇, 무인매장용 감시 시스템 등이 빠르게 성장하고, 장기적으로 드론 등 무인비행체가 물류·모빌리티의 혁명적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헬스케어 산업은 국내 바이오 업체의 높아진 기술력으로 기술이전과 임상 결과 발표 등 다양한 연구개발(R&D)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김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와 셀트리온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램시마SC 등 선진 시장 매출액 기대가 높아진 것처럼 국내 업체가 개발한 의약품의 해외 성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 관심이 집중된 메타버스는 기업 단위, 플랫폼 단위, 각종 스타트업, 공공기관, 교육, 미디어,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성에 대한 확인 시도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게임, 광고, 커머스 등 신규 수익모델 확보를 위한 시도가 준비 중이다. 특히 네이버가 지속 개발중인 제페토는 하반기 로블록스와 같은 게임 경제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스마트폰이 주력 하드웨어 역할을 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AR, VR 등), 입력 디바이스(모바일기기, 동작 인식 슈트 등) 관련 생태계 하드웨어 장비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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