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메모리 공급난 속 IT 기기 만들기 힘들어
비메모리 보릿고개 속 메모리 시장 호황 한동안 지속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반도체를 만드는데 기본이 되는 재료 반도체 웨이퍼. 사진=이태구 기자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반도체를 만드는데 기본이 되는 재료 반도체 웨이퍼. 사진=이태구 기자

반도체 호황이 지속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월등히 넘어 12조원대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의 기여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추정한다. 서울와이어는 반도체시장이 왜 활황인지, 언제까지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인지 진단하고 관련 종목 전망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여전하나, 전 세계 경제는 침체 후 회복세를 보인다. 반도체 중에서도 특히 메모리시장이 크게 활황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2분기 잠정 영업이익 추정치는 12조5000억원에 달한다. 시장 추정치(컨센서스)가 10조9740억원대였음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1조5260억원에 달하는 차이가 난 것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의 메모리 반도체시장 호황은 비메모리 반도체 수급난 때문이다.

완제품 제조업계는 비메모리 수급이 어려워지자 중저가 세트 생산을 줄이고 고가 제품 생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또 메모리 반도체를 사서 쌓아두고 있다. 가격이 상승하면서 더욱 경쟁적으로 사들이는 모양새다. 결국 이는 또 다시 메모리 가격의 상승을 불러온다.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역설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불러온 셈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수급난 발생 이유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수급난 발생 이유는 코로나19의 영향과 친환경차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전자제품 소비가 늘면서 반도체 수급난이 심화된다. 당장 재택근무·수업 등으로 PC 수요가 크게 늘었다. 태블릿, 스마트폰 등도 마찬가지다. 집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서버 수요도 대량으로 증가했다.

더불어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차량용 반도체시장 수요는 폭증했다. 전기차의 경우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필요한 반도체 수가 2배 이상 많다. 제조업체가 풀가동을 해도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사용 업체들은 때아닌 ‘보릿고개’를 겪는 상황이다.

신제품을 만들어도 출시가 어렵다. 기아의 경우 첫 전용전기차인 EV6를 이달 중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출시 일정을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용 반도체를 제때 수급하지 못해서다.

반도체 공급량은 한정됐다. 최근 수요가 급격히 늘었으나, 파운드리(반도체 제조 전담 생산 전문기업)의 생산은 크게 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변수 등을 고려해 투자 계획을 미뤄왔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가 수요 회복과 공급 제약으로 초호황기를 맞을 전망이다. /사진=김용지 기자
메모리 반도체의 초호황을 불러온 비메모리 반도체 수급 문제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비메모리 보릿고개, 언제까지 가나

메모리 반도체시장의 호황을 불러온 비메모리의 수급난은 언제쯤 해결될까.

시장에서는 수급난이 최소한 올해까지는 풀리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2분기에 정점을 기록했고 하반기는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내년까지는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국자동차원구원이 12일 발표한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은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다만 공급난 자체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시간이 지나면 공급난 자체는 해소될 전망이다. 업계는 보릿고개를 넘어서기 위해 급격히 투자를 늘린다.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는 앞으로 3년간 100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 공장 6곳을 건설하기로 했다. 미국 인텔도 200억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 2곳을 짓는다. 또 글로벌 파운드리(GF) 인수도 나섰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발표 당시 수립했던 133조원 투자 계획에서 38조원을 투자, 총 171조원을 들여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투자를 한다고 해서 바로 공장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 비메모리 보릿고개는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 호황도 당분간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계 재고가 대폭 감소한 상황에서 3분기 성수기를 맞았다”면서 “올 4분기까지 메모리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내년 1분기 방향성은 다소 불투명하다”며 “전망이 가시화되는 10월까지는 (메모리 반도체 회사의) 박스권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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