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화 숙명여자대학교 음악대학 관현악과 교수'
바이올린 재능 알아본 서울시향단원 권유로 입문
예원학교 우수 연주자로 명동극장서 연주회 가져
바이올린 매력은 주인공… 그에 맞는 리더십 필요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인생에서 6년이라는 시간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해외 몇몇 나라는 6세에 초등학교 입학을 한다. 한국의 초등학교 과정은 6년이다. 또한 중·고교 6년을 속히 말하는 ‘10대’ 혹은 ‘사춘기’에 비유한다. 그리고 치과, 한의과, 의과대학 등의 과정도 6년이다. 여러 직장 내에서도 6년의 근속 혹은 경력을 쌓으면 달라지는 대우들이 종종 있다.

6년의 세월은 사회에서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그렇다면 한 분야에서 ‘60년’을 종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숙명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전 학장인 홍종화 교수와 함께 그가 바이올리니스트의 길을 걸어온 지난 ‘60년’이란 시간의 의미를 되짚어봤다.

바이올리니스트 홍종화 숙명여대 교수. 제공=홍종화.
바이올리니스트 홍종화 숙명여대 교수. 사진=홍종화 교수 제공

◆‘인생은 타이밍’ 실현한 예원학교 1회 졸업생

1남5녀 중 넷째였던 홍 교수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바로 위의 오빠가 배우던 바이올린을 물려받아 학교 합주부에서 처음 연주를 배웠다.

당시로는 드물게 대학과정을 수학한 엘리트였던 어머니는 교육열이 대단했다. 세 언니에게는 피아노를, 유일한 아들에게는 바이올린을 배우게 했다. 흥미를 찾지 못했던 오빠는 얼마 가지 않아 바이올린을 그만뒀지만, 곧이어 합주부 모집 가정통신문을 받은 어머니는 그가 입문하길 바랐다.

당시 홍 교수가 재학 중이던 혜화초등학교의 합주부 교사들은 서울시향 단원들이었로 구성돼 있었다. 교사들은 교내 합주부로 머물기엔 아까운 그의 연주 실력을 일찍이 발견하고 정식으로 배우길 권유했다.

예원학교 정기연주회. 비발디 4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협연. 오른쪽부터 홍종화(숙명여대 교수), 김화림(매일 클래식 음악감독), 이미경(독일 뮌헨음대 교수), 김선희(충남대 교수). 제공=홍종화.
예원학교 정기연주회. 비발디 4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협연. 오른쪽부터 홍종화(숙명여대 교수), 김화림(매일 클래식 음악감독), 이미경(독일 뮌헨음대 교수), 김선희(충남대 교수). 사진=홍종화 교수 제공

그렇게 서울시향 악장이었던 강복형 선생에게 개인 교습을 받던 와중 중학교 입시에 전념하면서 잠시 바이올린을 내려놓았다. 그러다 5학년이 되던 해 중학교 입시가 없어지면서 다시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졸업반이 됐을 때 ‘서울시향 소년·소녀 협주곡의 밤’ 무대에서 서울시향과 협연하는 것을 계기로 그는 바이올리니스트의 꿈을 꾸게 됐다.

그리고 운명처럼 예술가의 길을 걷기 위한 최고 환경이 제공됐다. 바로 국제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다수의 국내 예술가를 배출한 ‘예원학교’가 개교한 것. 그는 입학시험에 합격해 1회 졸업생이 됐다.

“예원학교부터 서울예술고등학교까지 6년 동안 정동교정에서 즐거운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그때의 6년이 제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하고 자유로운 나날이었어요. 초대 교장이자 지휘자셨던 임원식 선생님(KBS교향악단 제1대 지휘자, 예원학교·서울예고 창립자)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학생들은 마음껏 음악을 배우고, 연습했습니다. 또 전국 곳곳으로 그리고 당시 파격적으로 일본연주 여행을 다녀왔죠.”

예원음악회 피아노 트리오 연주. 바이올린 홍종화(숙명여대 교수), 피아노 손정애(숙명여대 교수), 첼로 오미리(미국 활동)가 실기 우수자로 발탁돼 명동국립극장에서 연주회를 펼쳤다. 사진=홍종화 교수 제공
예원음악회 피아노 트리오 연주. 바이올린 홍종화(숙명여대 교수), 피아노 손정애(숙명여대 교수), 첼로 오미리(미국 활동)가 실기 우수자로 발탁돼 명동국립극장에서 연주회를 펼쳤다. 사진=홍종화 교수 제공

“바이올린의 매력은 ‘주인공’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바이올린이 내는 다양한 음색도 좋아하지만, 소프라노처럼 높은 음역의 소리를 아름답게 표현하는 게 즐겁습니다. 또한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하는 것이 바이올린 파트고, 악장 역할을 하는 인원도 바이올리니스트입니다. 그만큼 바이올린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죠. 실내악에서도 이끌어가는 역할을 담당하니 리더의 덕목은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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