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봄'서 쌍둥이인 ‘채준’과 '이안 체이스' 1인2역 맡아
과거 '써치'와 '산후조리원' 동시촬영이 다역 연기에 큰도움 돼
소시오패스 '이안 체이스', 데뷔 후 가장 어둡고 어려웠던 역할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난 24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너는 나의 봄'(극본 이미나, 연출 정지현)은 어린 시절부터 마음속에 싹트고 있던 상처를 외면한 채 꾹꾹 눌러오며 자라온 이들이 위로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힐링 로맨스’를 그렸다.

겉으로 봤을 때 사회적으로 안정적이고 부족할 것 없는 생활을 하는 듯 보이는 다양한 캐릭터의 삶이지만 내면은 일상이 불안정할 만큼 아프고 힘든 과거를 지녔다는 점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성장은 시청자들의 호평과 지지를 얻을 만했다.

극 중 투자사 대표로 후에 ‘최정민’으로 밝혀진 ‘채준’이자 미국으로 입양을 갔던 ‘최정민’의 쌍둥이 형인 신경외과 전문의 ‘이안 체이스’. 쌍둥이지만 서로 다른 성격, 한 인물 속에 담긴 양면성까지 더해 1인2역이 아닌 ‘다역’을 소화한 배우 윤박이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종영 소감을 밝혔다.

“방영 기간은 2달이었지만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촬영을 했어요. 힘들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좋은 배우, 제작진과 함께 무탈하게 촬영을 끝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지난 6개월은 제게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배우 윤박의 드라마 '너는 나의 봄' 중 1인2역을 맡은 '채준' 연기 모습. 사진=tvN 드라마 ‘너는 나의 봄’ 캡처
배우 윤박의 드라마 '너는 나의 봄' 중 1인2역을 맡은 '채준' 연기 모습. 사진=tvN 드라마 ‘너는 나의 봄’ 캡처

"첫 미팅에서 배역 제안이 들어왔을 때 1인2역이라는 것에 상당한 매력을 느꼈습니다.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좋은 도전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극 중 '채준'은 반사회적 성향을 지닌 인물이 아니었지만 '체이스'는 확실한 소시오패스였죠. '채준'과 '체이스'를 번갈아 가며 연기했다면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다행히 '채준' 캐릭터 촬영 분량 대부분을 극 중 초반에 마쳤기에 '체이스'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그가 1인2역에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는 드라마의 동시 촬영 덕이었다. 지난해 10월에서 11월 사이 방영된 OCN 드라마 '써치'(극본 구모 고명주, 연출 임대웅)와 같은 시기 방영된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극본 김지수, 연출 박수원) 촬영이 비슷한 시기에 시작과 끝을 맺으면서 윤박은 자연스레 두 드라마의 다른 역을 연기하는 '호흡법'을 익혔다.

윤박이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 '채준'은 너무 명확했다. '강다정'(서현진 분)이라는 인물을 좋아하고, 다가가고, 호감을 표시하는, 소중한 무언가에는 한없이 다정함을 그리지만, 그에 반해 '체이스'는 그가 대본을 받았을 때 많은 부분이 나와 있지 않았기에 인물 전개나 분석이 어려웠다.

시청자로서도 '저 캐릭터 뭐지?' 하는 궁금증을 줄 만큼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연기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그런 모든 것을 염두에 두고 연기하다 보니 어려움은 덜했다.

배우 윤박.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윤박.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체이스'의 경우엔 서사도 있었고, 캐릭터 안에서 다양성을 필요로 하는 만큼 입체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한 것도 있었어요. '채준'과 '체이스' 둘 다 '결핍'이라는 게 있는데 그것들을 표현하는 게 달랐어요. 어릴 때 불우한 환경을 같이 겪었지만, 청소년기는 아예 다른 삶을 살았잖아요. '채준'이라는 캐릭터는 '강다정'이라는 인물에게만 집중해 그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이해하려고 했던 것에 집중했어요. 그리고 '체이스'의 경우 '어릴 때 아무도 나를 돕지 못했다'라는 복수심에 사로잡힌 그 트라우마가 나중엔 소시오패스로 발현됐을 때 과연 어디까지 거짓으로 사람을 대하며 언제 '체이스'의 모습이 나오는 것인지 표현하는 게 어려웠어요. '체이스'는 데뷔 후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 중 가장 어둡기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역할이었던 것 같아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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