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오패스와 또렷한 캐릭터 차별화 위해 '컬러렌즈' 착용
겨울 공터에서 자살하는 장면 촬영이 가장 힘들었던 기억
미디어콘텐츠 많은 시대에 시청률로 성패 판단해선 안 돼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캐릭터 묘사에서 '채준'과 '체이스'의 차별화를 둔 건 외적인 것이었어요. 차별과 구분이 가장 확실히 되는 게 겉모습이잖아요. '채준'의 경우 상대적으로 밝고 말로 자기표현을 하는 캐릭터라 헤어스타일도 유하고 무엇보다 또렷하게 보이기 위해 컬러렌즈를 착용했어요. 감독님께 '컬러렌즈 착용하면 어떨까요?'라며 제가 먼저 제안했죠. 한쪽 눈은 까만색, 다른 눈은 갈색을 끼고 어떤 것이 좋을지 상의하고 선택했어요.“

배우 윤박의 드라마 '너는 나의 봄' 중 '채준' 연기 모습. 사진=tvN 드라마 ‘너는 나의 봄’ 스틸컷
배우 윤박의 드라마 '너는 나의 봄' 중 '채준' 연기 모습. 사진=tvN 드라마 ‘너는 나의 봄’ 스틸컷

윤박은 소시오패스인 '체이스'의 자연스러운 묘사를 위해 매일 연구하고 연습했다. 촬영 이전 책, 영화, 드라마 등의 레퍼런스도 참고했으나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너는 나의 봄'에만 존재하는 유일한 소시오패스 캐릭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대본과 정지현 감독의 연출을 믿고 연기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소시오패스다‘, ’아니다'라며 의견이 분분히 갈린 요소였던 '눈 깜빡임', '옷차림', '손동작' 등을 초반 설정으로 잘 잡았기에 후에 더 안정적으로 소시오패스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소시오패스'라서 늘 어두워야 하거나 딱히 표정을 어떻게 짓는 게 아니잖아요. 사회에서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걸 보여주고요. 대본에 나온 상황과 대사에서 인물이 그려지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고 초반 이미지를 강력하게 잡고 나갔기 때문에 그 후에는 '소시오패스이기 때문에 어떤 행동을 할 것이다'라며 머릿속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배우 윤박의 드라마 '너는 나의 봄' 중 소시오패스 '이안 체이스' 연기 모습. 사진=tvN 드라마 ‘너는 나의 봄’ 스틸컷
배우 윤박의 드라마 '너는 나의 봄' 중 소시오패스 '이안 체이스' 연기 모습. 사진=tvN 드라마 ‘너는 나의 봄’ 스틸컷

"더운 날 촬영하는 것보다 추운 날 촬영했던 것이 더 고통스러웠어요. 드라마 초반에 나오는 '채준'이 공터에서 자살하는 장면을 촬영한 게 지난 2월이었는데 피 분장하고 차가운 차량 위에서 계속 누워있다가 보니 너무 추웠어요. 몸에 힘을 주면 오히려 몸이 떨리니까 힘을 뺐는데도 너무 추워서 고생했어요. 연기로 힘들었던 건 '체이스'가 '강다정'과 욕쟁이 할머니의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고 나와 공원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 안에 있는 것을 털어놓는, 고백 아닌 고백을 하는 장면이었어요. 시청자들에게 '갑자기 왜 저래?'라는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체이스' 나름의 이유를 살리기 위해 감정을 잡아야 했는데 그때가 어려웠던 것 같아요.“

윤박을 비롯해 김동욱, 서현진, 남규리 등의 주연진과 높은 작품성을 지닌 작품에도 다소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은 작품에 최선을 다한 제작진이 시청자들에게 그 평가를 맡길 뿐이다. 윤박은 '시청률도 받아들여야 하는 몫'이라 말한다. 다만 tvN 외에도 이 드라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를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북미 등 글로벌 팬들에게도 송출됐고 재방송, 그 외 여러 미디어 콘텐츠 등을 통해 드라마를 다시 볼 수 있는 시대라 시청률은 드라마의 성패를 표하는 무언가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 하나로만 드라마 작품의 평가를 하기엔 단편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 윤박.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윤박.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청률 수치로 ‘잘된 드라마’, ‘잘되지 않은 드라마’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물론 계속해서 더 나은 작품을 위해 노력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드라마의 화제성도 중요하다 여기기도 하고 ‘너나봄’을 보신 분들은 재미있고 관심 있게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드려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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