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업계,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 높게 봐
자산 과열 막고 부채 증가 속도 둔화 위함
4차 대유행과 하반기 경기가 변수 될 전망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잔일(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한은이 앞으로 금리 인상을 적어도 한 차례 이상 더 진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금리인상은 통화정책 정상화 측면도 있으나, 부동산 등 자산가격 과열과 부채 증가를 막기 위함이 강하다. 이를 위해 최소한 연내 한 차례는 더 올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5월 금리를 내린 뒤 15개월 만에 인상으로 방향을 바꿨다. 2018년 금리인상을 기준으로 보면 3년 만에 처음이다.

국내 증시는 곧바로 반응했다. 발표 전까지만 해도 오름세를 보이던 지수는 곧바로 하락반전했다. 결국 0.58% 내린 채 장을 마쳤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발표 직후 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누적된 금융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첫발을 뗀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첫발’ 언급은, 두번째와 세번째 발걸음 또한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한다. 앞으로도 금리 인상이 계속해서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여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급격한 금리인하 사이클의 정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델타 변이에도 금리를 올린 것은 가계대출 규제라는 금융당국과의 정책 공조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만큼 한국은행이 금융불균형에 무게를 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은 델타 변이에도 기조적인 회복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서두르지 않겠지만 지체하지도 않겠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추가 인상 시점은 10월보다는 11월 인상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과거 기준금리를 연달아 올렸던 시기는 2007년 한 번뿐이다. 금리를 연속해서 올리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연속은 아니라 해도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이번 금리 인상의 목적은 통화정책 정상화보다는 부동산 가격 과열, 과도한 부채 증가를 막기 위한 뉘앙스가 강하기 때문이다. 다음 정권 출범 전에 소기의 성과를 내려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필요가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빠르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여지가 높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가격 안정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이고, 각종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내 혹은 내년 초 추가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 시점서 관건은 코로나19 재유행의 여파다. 현재의 4차 대유행은 올 하반기 내수 경기에 적잖은 타격을 줄 전망이다. 경기 둔화가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추정 GDP성장률이 전망치(4.0%)에 미치지 못할 경우 금리를 올리기 힘들어진다.

한은도 재유행세 안정과 추경 효과에 따른 경기 둔화 압력 해소 여부를 살피면서 인상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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