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때 생각하며 자연스레 빠져들어간 ‘백영철’ 중령 연기
1990년 1군 지원사령부서 근무하며 실제 사건사고 겪어 공감
캐릭터마다 다른 서사와 사연 있어, 몰입해 보면 흥미로울 것

[인터뷰 ⓛ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 송창의 배우가 인터뷰에서 '살기 어린 눈빛에 놀랐다'라고 했어요.

"제가 군 생활을 한 곳이 치악산 밑의 원주인데 영화 촬영을 원주에서 했어요. 촬영이 시작되니 저도 모르게 힘들었던 유격하고, 산악구보하고, 행군했던 것들이 떠오르면서 그때의 감정들이 터졌는지 캐릭터에 몰입이 쫙 되더라고요."

- 촬영 당시 특별한 일화가 있다면.

"그 당시에 거의 매일 밤 촬영이 끝나면 상대 배우인 송창의 씨와 술잔을 기울이며 군시절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러면서 서로의 캐릭터에 대해 대화도 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송)창의가 '강성구' 대위가 돼있더라고요. 평소에도 진중하고 한 번 더 생각하고 그래서 저보다 어쩔 땐 형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는데 그렇게 집중하는 창의를 보면서 저 역시 제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어서 결국엔 극 중 훨씬 긴장감 높은 장면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 '수색자' 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송영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콘텐츠판다 제공
영화 '수색자' 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송영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콘텐츠판다 제공

- 대본이나 배역의 사연 중 가장 공감되는 것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저는 당시 1군 지원사령부라고 원주에서 훈련을 받고 춘천에서 복무했어요.19 90년에 입대해서 1993년에 30개월 복무하고 제대했는데 제가 복무한 곳은 GP는 아니지만 탈영하는 병사도 있었고 선임 중에 사고로 사망한 분도 계셨고요. 관심병사도 많았어요. GP가 아니라 철책 근무 같은 걸 해보진 못했지만 병영 생활에서 극 중 3소대원들이 겪는 일들… 당연히 제가 겪은 것도 그렇고 그 사건 사고들이 군대 밖으로 잘 알려지지 않죠. 군 질서도 흔들리고 사회적인 군 이미지도 있으므로 군대 내 사건 사고를 감추는 건 비일비재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의 군 생활과 비슷한 게 많아서 공감 가는 게 많았던 것 같아요.“

- 관객들이 '이 부분은 유심히 봐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영화의 키포인트는 무엇인가요?

"각 캐릭터를 따라가며 보시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아요. 다들 각각의 서사를 지녔고 사연들이 있고 상황이 있고요. 그것들을 생각하고 또 유추해나가시다 보면 반전에 반전이 거듭될수록 흥미로울 거라 생각해요. 또 저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요즘 화제가 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D.P.'와 비교하면서 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군 의문사에 대해서도 '이런 일들이 있는데 어떻게 해결이 되고 있구나', '어떻게 해결이 돼야겠구나'라는 사회적인 시선에서도 생각해보시면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배우 송영규. 사진=YK미디어플러스 제공
배우 송영규. 사진=YK미디어플러스 제공

- 3소대원을 맡은 배우들은 1500: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발탁됐는데 간부부터 병사까지 신인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습니다. 연기적으로나 인성적으로나 특별히 눈여겨본 배우가 있나요?

"저는 소대원 배우들과 함께 촬영하는 장면들이 없었고 소대원 배우들은 당시 머리를 다 짧게 하고 신인인 만큼 아는 사람이 없어서 몰랐는데 이번에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면서 특별히 '유상태' 병장 역할을 맡은 김지웅 배우가 눈에 바로 들어왔어요. 전반적인 분위기를 비롯해 정서나 목소리 톤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리고 또 극 중 제 '심복'이었던 '조 중위' 역을 맡은 장해송 배우가 떠오르네요. 그 두 배우의 열연이 참 좋았습니다.“

영화 '수색자'에서 3소대 분대장 '유상태' 역을 맡은 배우 김지웅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콘텐츠판다 제공
영화 '수색자'에서 3소대 분대장 '유상태' 역을 맡은 배우 김지웅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콘텐츠판다 제공
영화 '수색자'에서 3소대 소대장 '조성훈' 중위 역을 맡은 배우 장해송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콘텐츠판다 제공
영화 '수색자'에서 3소대 소대장 '조성훈' 중위 역을 맡은 배우 장해송의 캐릭터 포스터. 사진=콘텐츠판다 제공
영화 '수색자'에서 3소대 소대장 '조성훈' 중위 역을 맡은 배우 장해송(사진 왼쪽)와 3소대 분대장 '유상태' 역을 맡은 배우 김지웅. 사진=콘텐츠판다 제공
영화 '수색자'에서 3소대 소대장 '조성훈' 중위 역을 맡은 배우 장해송(사진 왼쪽)와 3소대 분대장 '유상태' 역을 맡은 배우 김지웅. 사진=콘텐츠판다 제공

- 소대원들의 연기는 액션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고생한 흔적이 역력한데요. 촬영 전반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촬영 전반적으로 너무 추웠어요. 제주도나 원주나 영하 10도 언저리로 내려가는 건 일쑤였고요. 소자본이기에 촬영 날짜가 많지 않아서 정해진 시간 안에서 촬영을 미루지 못하고 무조건 마쳐야 했기 때문에 추운 것을 참아야 하는 게 참 힘들었어요. 소대원 배역을 맡은 배우분들도 제주도의 비바람 맡으면서 촬영하느라 고생 많이 하셨고요. 저는 도은비 배우(임소연 중위 역)와 영화 초반부 나오는 몸싸움 장면을 촬영할 때 상대가 여성이기도 한데 제가 상관이라는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굉장히 격한 게 없잖아 있었어요. 그것도 고생을 많이 했죠. 병사 역을 맡은 배우들이 특히 고생을 참 많이 했는데 제가 제주도에 가서 격려도 해주고 응원도 해주고 싶었는데 가보질 못했어요. 아직도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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