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패티, 다짐육 등 제품 출시 식품업체 잇따라
배양육 상용화 위한 업무협약… 시장선점 경쟁점화

대체육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식재료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대체육이 각광받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체육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다. 이 같은 흐름에 국내 식품·유통업계는 대체육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관련 제품을 독점수입하거나 대체육을 직접 개발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서울와이어가 국내 대체육시장의 전망과 현위치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농심이 독자 개발한 기술을 접목한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의 대체육 관련 제품. 사진=농심 제공
농심이 독자 개발한 기술을 접목한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의 대체육 관련 제품. 사진=농심 제공

[서울와이어 송수연 기자] ‘미닝아웃(Meaning Out)’ 트렌드에 따라 급부상 중인 가치소비 흐름에 대체육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세다.

식품업계도 발 빠르게 대체육사업에 뛰어들었다. 소비자들의 니즈도 반영됐지만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도 한몫했다.

육류 생산을 위해 가축을 사육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탄소 배출 문제 등을 줄이기 위해 지속 가능한 해법으로 ‘대체육’이 조명받기 때문이다.

대체육시장 선점에 따른 치열한 경쟁에 예고된 가운데 관련업계는 신제품부터 제품 개발까지 다양한 행보를 보인다.

◆떠오르는 대체육… 자체 기술 접목한 제품 출시 

시중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대체육’은 이제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햄부터 패티는 물론이고 간편식으로도 등장했다.

동원F&B는 2018년 글로벌 대체육시장 선두기업인 비욘드미트(Beyond Meat)’와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2019년부터 관련 제품을 판매 중이다.

비욘드미트는 실제 고기와 가장 비슷하다는 호평을 받으며 대체육시장의 선두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식물성 고기 패티, 소시지 등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빌 게이츠 등이 극찬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제품으로 국내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롯데푸드는 국내에서는 가장 먼저 대체육을 제조·판매했다. 사진은 롯데드의 대체육 브랜드 '제로미트'의 제품들이다. 사진=롯데푸드 제공
롯데푸드는 국내에서는 가장 먼저 대체육을 제조·판매했다. 사진은 롯데푸드의 대체육 브랜드 '제로미트'의 제품들이다. 사진=롯데푸드 제공

롯데푸드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대체육을 제조·판매한 업체다. 2019년 4월 직접 개발한 대체육 제품인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과 ‘엔네이처 제로미트 가스’ 2종을 선보였다. 당시 닭고기의 풍미와 식감을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최근에는 함박스테이크로 제품을 확대했다. 롯데푸드는 앞으로도 맛과 식감을 더욱 고기에 가깝게 재현한 제품을 지속 출시할 방침이다.

신세계푸드도 독자기술을 적용한 배러미트를 론칭하고 돼지고기 대체육인 ‘콜드컷’을 선보였다. 대두단백과 해조류에서 추출한 다당류를 통해 햄의 탄력성과 식감을 구현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 중인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에 이 햄이 적용된다.

농심은 최근 ‘베지가든’이라는 비건 브랜드를 내놓고 대체육을 비롯한 비건 식품을 출시했다. 대표 제품은 식물성 다짐육과 패티다. 반찬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인 떡갈비와 너비아니도 출시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신제품은 대체육을 활용한 만두 2종이다.

농심 관계자는 “대체육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과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해 비건 브랜드의 성장을 기대한다”며 “독자 개발한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로 맛과 식감 육즙까지 그대로 구현해 소비자의 입맛을 잡겠다”고 말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도 “제로미트는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이 17만개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며 “실제 고객 반응도 좋다”고 밝혔다. 

대체육으로 만든 핫도그. 사진=비욘드미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대체육으로 만든 핫도그. 사진=비욘드미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신성장동력 될까… 배양육 상용화 준비 박차

대상과 CJ제일제당은 배양육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배양육’은 대체육 가운데서도 유일한 동물성 식품으로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별도의 도축과정 없이 세포공학기술로 생산한다.

소비자들은 ‘유일한 동물성’ 대체 단백질이라는 것에 주목한다.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보다 훨씬 더 고기와 유사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아직 국내 배양육 연구는 초기 단계라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처럼 시중에서 보긴 어렵지만 관련 업계가 연구와 개발에 속도를 내는 만큼 수년 안에 관련 제품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식품업체 중에서는 ‘대상’이 배양육을 제품화에 박차를 가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배양육 선도기업인 스페이스에프와 배양육과 세포 배양용 배지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협약에 따라 배양육 대량상산을 위한 대량 배양설비를 도입하고 배양육 배지원료를 식품에 사용 가능한 원료로 대체하는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 2025년까지 배양 공정을 확립, 제품화하는 데 협력한다. 앞서 대상은 지난 6월에도 무혈청 배지 전문기업인 엑셀라퓨틱스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CJ제일제당은 올해만 배양육 기술 보유 기업 2곳에 투자했다. 싱가포르의 갑각류 배양육 기술 보유 기업 ‘시오크미트’와 이스라엘 배양육 전문 기업 ‘알레프팜’이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배양육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시장 진입을 준비한다.

풀무원도 미국 스타트업 블루날루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에 생선 배양육 도입에 속도를 낸다.

대상 관계자는 “기존 육류 생산방식의 한계로 육류를 소비하는 방식이 바뀔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배양육을 대량 생산하고 국내시장에서 상업화하기 위해 점진적 투자와 전문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