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BBQ·KFC 줄줄이 '수제맥주' 시장 진입
사업초기 단계지만 수제맥주 실적 '맑음'

BBQ가 지난 9월 제주맥주와 손잡고 출시한 치얼스 맥주. 사진=BBQ 제공
BBQ가 지난 9월 제주맥주와 손잡고 출시한 치얼스 맥주. 사진=BBQ 제공

[서울와이어 송수연 기자] 굵직한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이름을 걸고 ‘수제맥주’ 사업에 뛰어들었다. 포화상태인 치킨사업 이외에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해진 탓이다.

조만간 KFC도 이름을 건 수제맥주를 론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치킨업계와 마찬가지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사업 필요하기 때문이다.

◆치킨업계 “이제는 수제맥주 전쟁” 

‘치킨’하면 빼놓을 수 없는 ‘치맥 문화’와 수제맥주의 인기가 계속되자 치킨업계는 수제맥주를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15일 KFC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수제맥주 ‘KFC 칰’을 선보인다. 제조는 수제맥주 업체 카브루가 맡아 치킨과 곁들이면 좋은 시트러스 향의 에일맥주를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와 BBQ치킨을 운영하는 제너시스BBQ(이하 BBQ)도 올해 각각 ‘교촌치맥’, ‘치얼스’를 출시, 수제맥주 사업을 본격화한 바 있다.

이들도 KFC와 마찬가지로 수제맥주 업체와 협업 또는 인수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내놨다. 교촌은 수제맥주 사업을 위해 LF 계열사 ‘인덜지 수제맥주 사업부(문베어브루잉)’를 인수하고 세븐일레븐과 함께 수제맥주 ‘교촌치맥’을 출시했다. BBQ는 제주맥주와 손잡고 수제맥주 치얼(Chieers)를 선보였다. 양사는 매장판매를 넘어 편의점, 대형마트 등의 유통채널에서도 해당 제품을 판매 중이다.

치킨업계의 신성장동력 찾기 행보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있어왔다. 외식사업과 가정간편식(HMR) 사업이 대표적이다. 치킨사업은 이미 포화돼 매출 신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업계는 새먹거리 확보에 집중했다. 수제맥주 사업도 그의 일환이다.

업계가 수제맥주 사업에 눈독을 들이게 된 배경은 ‘주세법’ 개정이 있다. 2019년 7월 주세법 기본통칙을 개정, 음식배달 주문 시 주류도 함께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된 것이다.

또 수제맥주의 가파른 성장세도 한몫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관련 시장규모는 2019년 800억원에서 지난해 1096억원으로 성장했다. 협회는 2024년에는 최대 4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만으로는 큰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제맥주뿐 아니라 가정간편식(HMR), 외식사업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촌치킨은 문베어브루잉을 통해 10월 출시한 '치맥'을 매장뿐 아니라 세븐일레븐 등에서 판매 중이다.  사진=세븐일레븐 제공
교촌치킨은 문베어브루잉을 통해 10월 출시한 '치맥'을 매장뿐 아니라 세븐일레븐 등에서 판매 중이다. 사진=세븐일레븐 제공

◆업계 ‘수제맥주’ 사업은 순항 중

수제맥주 사업은 순항 중이다. 사업 초기이지만 회사 매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는 모습이다.

교촌은 올 3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수제맥주 등 신사업에서 톡톡한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번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한 150억원, 매출액은 전년대비 16.3% 늘어난 1307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에 대해 교촌은 “치킨에 더해 수제맥주와 가정간편식 등 신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매출이 뛰었다”고 분석했다.

BBQ의 수제맥주도 인기다. 최근 잠실야구경기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동안 기록적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히며 ‘수제맥주’를 찾는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뿐 아니라 가을 신제품, 수제맥주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며 “이러한 영향으로 일평균 매출은 약 2000만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KFC도 매장뿐 아니라 배달‧포장에서 자체 ‘맥주’ 판매가 활성화되면 매출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KFC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출시는 12월 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제맥주를 출시한다고 해서 현재 일부 매장에서 판매 중인 생맥주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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