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버트, 이론·실습 접목한 현장 중심 교육
K-나이버트 도입으로 바이오 인력문제 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나라는 방역 모범국으로 불린다. 자연스레 'K-방역'이라는 용어가 생겼고 한국 제약바이오업체의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치료제 등에 관심도 뜨겁다. 국내외적으로 지금처럼 우리 제약바이오산업이 주목받은 적이 있나 싶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글로벌기업과 체급차가 크다. 아직 우물 안 개구리다. 이번 기획으로 한국업체들이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공략해야 할 시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제약바이오산업은 전문가 양성이 필수다. 단순히 물리적인 투자를 많이 하는 것으로 산업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유능한 바이오인재를 키워야 산업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

바이오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겪는 한국 정부와 업계는 아일랜드 나이버트(NIBRT) 모델에 주목한다. 아일랜드 정부가 주도한 이 바이오 인력 양성기관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모델로 평가 받는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부지면적 4000평 규모 나이버트 캠퍼스. 사진=나이버트 홈페이지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부지면적 1만3200㎡ 규모의 나이버트 캠퍼스. 사진=나이버트 홈페이지

◆이론·실습 접목한 현장 중심형 교육

나이버트는 기존의 바이오 인력 양성 시스템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이론 중심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제약사 연구시설과 유사한 곳에서 교육을 받는다. 제약사들은 학생들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다. 

나이버트 교육장은 실제 바이오공정 연구소와 유사한 제조품질관리기준을 갖췄다. 구직자, 재직자, 학위 소지자 등 연 4000명을 대상으로 실습 중심의 학위과정과 기업 수요맞춤형 교육을 수행한다.

나이버트에 따르면 화이자·존슨앤존슨·암젠·로슈를 비롯해 약 40개사의 제약업체 연구원이 객원교수로 출강해 강의한다. 학생들은 실제 연구과정을 체험하고, 제약업체는 실력 있는 학생을 자사로 스카우트 한다.

제약사는 연구원 교육 등을 따로 할 필요가 없어 추가 교육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나이버트와 공동 연구개발로 창출한 특허권과 수익은 제약사가 갖는다. 비영리기관인 나이버트는 수수료만 받는 구조다. 

나이버트는 실제 바이오공정과 유사한 규모의 제조품질관리기준 교육장을 구축했다. 사진=나이버트 홈페이지
나이버트는 실제 바이오공정과 유사한 규모의 제조품질관리기준 교육장을 구축했다. 사진=나이버트 홈페이지

◆K-나이버트, 바이오산업 인력 부족 해결

한국에서도 나이버트 모델을 도입했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6월 나이버트와 교육프로그램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연세대와 나이버트는 7년간 ▲라이선스 허가 ▲교육과정 및 노하우 전수 ▲지적 재산권 상호 동의와 협력 등을 추진한다.

또한 보건복지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바이오산업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2021∼2025년 4년간 총 600억원을 투입한다. 현장중심 바이오공정인력 양성방안도 공동으로 마련한다. 보건복지부가 나이버트 프로그램 도입과 운영을 책임지고 산업부는 교육장 시설과 설비를 구축한다.

정부는 2024년부터 매년 2000여명의 바이오의약품 공정·개발 전문인력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정부지원이 종료된 이후에도 한국형 나이버트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재정 자립화 방안을 마련하고 체계적인 추진체계(법인설립 등)도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한국형 나이버트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바이오산업 인력 양성 메카로 도약하길 기대한다”며 “올해 9월부터 나이버트 프로그램으로 국제적 수준의 백신 전문인력을 양성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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