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한 여정 넘어 무사 종영… 많은 관심에 보상받은 느낌
작품 방영후 그동안 미뤄놨던 책과 영화 보면서 시간 보내
2016년 수상작 '미스터 매미'도 OTT 성장으로 작품화 기대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올해 9월17일부터 10월23일까지 방영된 MBC 금토 드라마 '검은태양'은 1년 전 실종됐던 국정원 최고의 현장 요원 한지혁(남궁민 분)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내부 배신자를 찾아내기 위해 조직으로 복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MBC 창사 6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이자 당사 극본 수상작으로 방영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은 '검은태양'은 1회부터 3회까지 만 19세 미만 관람불가였는데도 전국 시청률 9.8%, 수도권 시청률 10.1%(닐슨코리아 전국 시청률 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 종영 후에도 VOD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1위를 기록하며 그 화제성과 가치를 증명해낸 수작이다. 드라마가 종영된 현재 "그동안 미뤄놨던 책과 영화들을 하나씩 해치우며 시간을 보낸다"는 박석호 작가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의 시나리오가 3년 만에 작품화되기까지의 여정을 들어봤다.

드라마 '검은태양' 포스터. 사진=MBC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 제공
드라마 '검은태양' 포스터. 사진=MBC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 제공

-2018년 극본 공모 당선작이 3년 만에 방영됐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일반적으로 드라마가 제작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척 힘들고 지난한 여정이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고립됐다가 풀려난 기분입니다. 하지만 드라마가 무사히 종영됐고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충분한 보상을 받은 것 같습니다."

-2016년 극본 공모전 당선 이후 다시 2018년 공모전에 도전해 2021년 작품의 최종 편성까지 5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건 무엇이었나요?

"첫 번째 당선 이후 원작이 있는 이야기를 각색하다가 중도에 엎어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 일로 방황하던 시간이 있었는데, 당선 동기 작가님 한 분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마침 MBC가 이전 일정과 달리 상반기에 공모전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남은 시간이 촉박해서 고민하던 차에 2016년도 당선작을 쓰면서 수집했던 중정, 안기부, 국정원 자료를 이용하면 시간을 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검은태양’이라는 첩보물을 썼습니다. 한 편의 드라마가 제작되기까지 수많은 단계가 존재합니다. 그 단계들을 거쳐서 드라마가 방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운과 조건들이 충족돼야 합니다. 그런 외부적인 여건이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는 과정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2018 MBC 드라마 극본 공모 수상식. (가장 왼쪽이 박석호 작가) 사진=MBC 제공
2018 MBC 드라마 극본 공모 수상식. (가장 왼쪽이 박석호 작가) 사진=MBC 제공

-2016년 처음 MBC 극본 공모전에서 수상했던 시나리오는 어떤 내용이었는지, 차후 작품화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요?

"‘미스터 매미’라는 작품입니다. 줄거리는 사고로 수십 년간 의식을 잃었던 중앙정보부 감찰실 요원이 우연한 계기로 노인의 몸으로 깨어나고, 이미 사망한 부하들의 아들들 함께 현재와 과거 사이에 실타래처럼 얽힌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극본 공모전 당선 당시 지상파 미니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노인이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 때문에 제작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환경이라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소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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