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의 총부채, 지난 6월 말 기준 1조9665억 위안(365조원)
中 정부, 헝다에 업무팀 파견해 리스크 관리·내부통제 강화

헝다 위기가 심각해지자 중국 정부가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헝다 위기가 심각해지자 중국 정부가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파산 가능성이 재차 제기된 가운데 중국 정부가 파장 최소화에 나섰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헝다는 지난 3일 홍콩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2억6000만달러(3075억원)의 채무를 상환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하지만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채무 이행에 실패하면 일부 채권단들의 채무 상환 요구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헝다 측은 해당 채무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헝다 관계사인 홍콩의 쥐샹(鉅祥·Jumbo Fortune)이 발행한 달러 채권과 관련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쥐샹은 지난 10월 만기가 도래한 2억6000만 달러 규모의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고, 헝다가 보증을 서 채권자들은 헝다에 대신 채무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헝다가 이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디폴트를 선언하게 된다. 이후 다른 달러 채권자들도 조기 상환을 요구하면서 연쇄 디폴트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헝다의 총부채는 지난 6월 말 기준 1조9665억 위안(36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달러 채권은 192억3600만 달러(22조7000억원)로, 전체 부채의 10%도 안 되는 규모다. 달러 채권에 관한 정보가 시장에 공개되기 때문에 부채 관련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헝다는 오는 6일까지 8250만 달러(976억원), 오는 28일까지 2억4300만 달러(2875억원)의 달러채 이자를 갚아야 한다. 이중 6일 상환분은 지난달 갚지 못해 30일간의 유예기간이 적용됐다.

이에 중국 광둥성 정부는 심각한 상황을 인지하고 해결을 위해 나섰다. 중국 정부는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업체 등을 공개적으로 불러 질타·시정요구하는  ‘웨탄(約談)’ 형식을 통해 쉬자인(許家印) 헝다그룹 회장을 소환했다. 이후 회사 정상화 차원에서 헝다에 업무팀을 파견해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 금융 당국은 헝다가 공식 디폴트를 내도 중국 경제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성명서를 통해 “헝다 위기의 주요 원인은 스스로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맹목적인 확장을 추구한 데서 비롯됐다”며 “국제 달러채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비교적 성숙하고 관련 문제를 처리할 명확한 법적 규정과 절차가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단기적인 부동산 기업의 위험이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정상적 융자 기능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은행감독관리위원회도 “헝다의 전체 채무 중 금융권 부채가 3분의 1 정도에 그친다”며 “구조적으로도 분산돼 있다. 금융권 정상적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