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모바일과 가전 흥행은 부담… 통합 시너지 창출 집중할 듯

삼성전자는 지난 7일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대표이사 겸 세트부문장으로 임명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지난 7일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대표이사 겸 세트부문장으로 임명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삼성전자가 2022년 사장단 인사에서 김기남·고동진·김현석 대표이사 3명을 전부 교체하는 파격 인사와 가전(CE)·모바일(IM)을 9년 만에 다시 하나로 묶는 변화를 시도했다. 

◆ 삼성전자의  별로 떠오른 한종희 부회장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가전과 모바일 사업을 통합한 세트(SET) 부문을 신설해 조직간 경계를 허물었다. 각 부문별 사업 통합 시너지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은 글로벌 전자·IT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소프트웨어 등 신기술, 신사업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TV 개발 전문가로 알려진 한 부회장을 낙점하고 SET사업의 미래를 맡겼다. 

사실상 그룹의  2인자가 된 한 부회장은 1988년에 입사한 후 30년 넘게 TV 개발에만 매달린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로 유명하다. 삼성TV가 2006년 이후 15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한 부회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한 부회장은 인하대 전자공학과 졸업과 동시에 삼성전자 VD 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한 이후 좌고우면 않고 현재까지 한 우물만 팠다. 이 부회장이 CE부문과 모바일까지 아우르는 거대 조직을 그에게 맡길 수 있었던 이유는 꼼꼼하고 치밀한 업무 스타일과 경영 감각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도 한 부회장은 젊은 세대를 겨냥한 라이프스타일 TV라는 새로운 유형의 신제품을 히트시켰다. 

◆ 사실상 2인자…스마트폰·TV·가전의 융합 이끈다
한 부회장은 당장 그간의 사업부 간 분리로 생겨난 상호 견제와 경쟁 관계를 허물고 전사적인 시너지 창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 통합으로 TV와 가전, 모바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초연결'에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3인 대표체제에서 올해 3분기 매출 70조원 이상이라는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는데 이를 모바일·가전 흥행에서 이어가야 하는 무거운 책임도 떠안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미국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 회사 ‘스마트싱스(Smart Things)’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까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스마트싱스와 가전제품 간 호환을 늘리는 등 시장 주도권 확보에 주력해왔는데 한 부회장은 이를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내년 CES 2022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적용한 신제품 퀀텀닷(QD)-OLED TV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TV 개발 전문가인 한 부회장의 역할이 막중하다.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 발표 당시 한 부회장에 대해 “사업부 간 시너지 극대화는 물론 전사 차원의 신사업·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 세트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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