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의 의례적이지 않은 야상 패션은 '감독 아이디어'
대본 받고 아버지와 연주 향한 마음 두가지만 생각해
여성 원톱 드라마라 남주인공 돋보이지 못해 '아쉬워'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SBS 드라마 ‘원 더 우먼’에서 이상윤이 연기한 '한승욱'은 재벌 캐릭터지만 격식 없는 스타일을 자주 비춘다.
이상윤의 '야상' 패션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불호를 가져왔다. 그는 "대사에 맞춰 패션을 선택했다"고 말한다. '펜트하우스', '펜트하우스 II'의 CP를 비롯해 '상류사회', '끝에서 두 번째 사랑', '언니는 살아있다!', '굿캐스팅' 등을 연출한 '원 더 우먼'의 최영훈 PD는 헤어스타일이나 패션 등에서 '신사같이 멋스럽지만 정장같이 의례적이지 않은 멋스러움'을 요구했다. 최 PD는 특히 사파리 재킷을 좋아했고 그렇게 탄생한 게 '한승욱' 특유의 스타일이다.
"제가 대본을 처음 받고 '한승욱'이란 캐릭터에 대해 생각한 건 두 가지었어요. 아버지와 '미나'에 대한 것이요. 사실 '연주'지만요. 그 감정 두 개만 갖고 갔던 것 같아요. 강단 있는 고집은 아버지 죽음에 대한 진실을 끝까지 파헤치는 것에 있었고, 따뜻함과 자상함은 '연주'를 향한 마음이 아니었나 싶어요. 처음부터 생각하고 연기한 건 아니었지만 원체 '연주'와 함께 있을 때 '연주'가 쾌활하고 거침이 없다 보니 같이 있을 때 발현되는 호흡이 자연스레 표현된 것 같아요.“
"'승욱' 캐릭터를 연기하며 혼란스러웠던 건 아버지에 관한 것이었어요. 미국에서 아버지 죽음에 관한 진실을 찾아내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연주'를 만나고 어느 순간부터 적극성이 보이지 않는 것과 그 캐릭터 자체를 이해하고 몰입하는 게 힘들었어요. 어찌 보면 '승욱'이 할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에 그렇기도 했지만 나중엔 '연주'가 찾아내려는 사건과 합쳐지면서 자연스럽게 아버지 죽음에 대한 진실이 밝혀졌는데 그때의 '승욱'이로써 아버지에 관한 감정이 대부분 말로만 쌓인 추억일 뿐 마음으로 느낀 건 많이 없는 상태에서 표현하는 게 깊이 있게 다가오지 않아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모든 진실을 듣고 나서 연기한 에필로그 장면이 제겐 감정을 잡기가 가장 어려웠어요.”
'원 더 우먼'은 근래 보기 드문 여성 원톱 주연의 드라마다. 남성 주인공이 돋보이기 힘들 수 있는데 이상윤은 이것에 대해 '힘들다'기 보다는 '아쉬웠다'고 표현했다. 앞서 소개한 대로 '한승욱'이라는 캐릭터가 아버지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큰 활약을 펼치지 않았고 그에 반에 여주인공인 '조연주' (이하늬 역) 할머니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 주된 이야기로 흘러가며 후엔 두 진실이 연결돼 함께 밝혀지는 것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하늬 씨를 현장에서도 보고 대본 리딩 할 때도 보고 너무 훌륭하게 현장을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내용이 '조연주' 캐릭터가 고군분투하며 외롭게 극을 이끌어 가는데 거기다 대고 '내 지분을 늘려줘'라고 하는 건 너무 이기적일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저 '이 드라마는 이런 드라마구나'라고 받아들였어요. 다만 드라마에 웃긴 장면들이 많았는데 감독님이 진중한 '승욱' 캐릭터가 되도록 막으셔서 '웃겨야 한다'보다 '나도 웃기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웃음)“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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